이제 나만 잘하면 돼?…류현진의 격세지감

배재흥 기자

류 ‘개막전 부진’ 첫 패에도…페냐·산체스 등 호투에 연승 ‘반전’

2010년대 초반 한화 암흑기 ‘소년가장’이라 불렸던 상황과 대조

29일 KT 상대 홈 개막전…국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 ‘첫 승 사냥’

이제 나만 잘하면 돼?…류현진의 격세지감

프로야구 한화는 2008~2017년까지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중 절반은 정규리그를 꼴찌로 마쳤다. 2018년 3위를 찍고 잠깐 가을의 향기를 맡았으나 직후 5시즌 연속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긴 암흑기의 시작점인 2008년, 류현진(37)은 프로 3년 차의 젊은 투수였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웠다.

데뷔 시즌부터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류현진도 팀의 추락까지 막을 순 없었다. 당시 류현진에게 ‘소년가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하기 전인 2012시즌까지 홀로 선발 마운드를 이끌다시피 했다. 한화는 2008년 8월26일부터 9월11일까지 15경기에서 ‘패패패패승’을 3번 반복하며 3승12패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승을 ‘류’로 바꿔도 무리가 없다. 이 기간 한화는 ‘연패스토퍼’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날에만 승리했다. 팬들은 이 당시 성적을 두고 ‘류패패패패’라고 불렀다. 12년 만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류현진은 30대 후반의 나이가 된 지금도 ‘에이스’ 선발 투수다.

이제 류현진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고 돌아왔다. 출구가 없어 보였던 암흑기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직 정규리그 초반이긴 하지만, 류현진과 짐을 함께 짊어질 선발 투수가 여럿 있다. 한화는 27일 현재 정규리그 4경기에서 1패 후 3연승을 질주 중이다. 과거와 달리 류현진을 제외한 다른 선발 투수들이 연승을 만들었다.

펠릭스 페냐는 24일 잠실 LG전에서 6.2이닝 2실점, 김민우와 리카르도 산체스는 26~27일 인천 SSG전에서 각각 5이닝 무실점, 5.2이닝 1실점 호투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한화는 정작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23일 잠실 LG와의 개막전에서 패했다. 당시 류현진은 제구 불안과 수비 실책 불운이 겹쳐 3.2이닝 5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하지만 한화는 류현진의 첫 경기 부진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변수에 가까웠던 두 외국인 투수가 첫 등판부터 좋은 투구로 기대감을 심어줬고, 지난해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한 김민우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까지 있다.

‘괴물’에게 어울리지 않는 기대이긴 하지만, 이젠 류현진만 원래 모습을 회복하면 된다. 류현진이 다음 등판 때는 잘 던져줄 것이란 굳건한 믿음이 한화를 웃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T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첫 승을 노린다. 한화는 이제 ‘류패패패패’가 아니라 이제 ‘류승승승승’을 기대한다.

이제 나만 잘하면 돼?…류현진의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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