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이지 2세’ 돈나룸마, 화려한 대관식

조홍민 선임기자

이탈리아, 잉글랜드 꺾고 53년 만에 ‘유로 챔피언’ 등극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12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12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승부차기 달인’ 스페인과의 준결승에 이어 선방쇼…대회 MVP에
전설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 떠올리는 맹활약…후계자로 ‘우뚝’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3)은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전설’이다. 19세 때인 1997년 A매치에 데뷔, 176경기에서 67경기를 클린시트로 마무리하는 선방을 펼쳤다. A매치 176경기는 자국 최다 출전 기록.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며 ‘아주리 군단’의 수문장으로 명성을 날렸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는 야신상도 받았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이번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 불참하자 걱정 어린 시선들이 쏟아졌다. “아주리 군단의 골문은 누가 지키지?”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바로 잔루이지 돈나룸마(22)의 존재 덕분이다. 돈나룸마는 12일 끝난 유로 2020에서 부폰의 부재를 잊게 만든 맹활약으로 이탈리아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돈나룸마가 골문을 굳게 지킨 이탈리아는 이날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승부차기 끝에 3-2로 꺾고 53년 만에 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돈나룸마를 대회 최우수선수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로 선정했다. 1996년 대회부터 시상한 이 상을 골키퍼가 받은 것은 돈나룸마가 처음이다. 이탈리아 선수로도 최초의 수상자다.

부폰과 이름이 같아 ‘잔루이지 2세’로도 통하는 돈나룸마는 그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세 때인 2016년 이탈리아 A매치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부폰의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초 유로 2020에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팀 선배 살바토레 시리구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57)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 자리를 굳혔다.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12일 유럽축구연맹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에게 유로 2020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받고 있다.  런던 | EPA 연합뉴스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12일 유럽축구연맹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에게 유로 2020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받고 있다. 런던 | EPA 연합뉴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이탈리아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719분을 뛰었다. 웨일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만 후반 44분 교체됐을 뿐 연장까지 간 오스트리아와의 16강전은 물론 두 경기 연속 승부차기까지 벌인 준결승·결승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빠른 판단과 민첩한 움직임이 장점인 그는 승부차기에서 최고의 진가를 발휘했다. 앞서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는 상대 첫 키커인 다니 올모와 네 번째 키커인 알바로 모라타의 슛을 막아내 4-2 승리를 견인했다.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는 상대의 4, 5번 키커 제이든 산초와 부카요 사카의 슈팅을 차단하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통계전문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돈나룸마는 지금까지 5차례의 승부차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번 유로 2020에서 두 차례, AC밀란 소속으로 치른 세 차례 승부차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가히 ‘승부차기의 달인’이라고 할 만하다.

돈나룸마는 결승전이 끝난 뒤 UEF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믿기지 않는 꿈이다.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역사를 썼다. 우리는 훌륭한 팀이기 때문에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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