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박종우 세리머니, 우발적 행동”… IOC 설득 나서

인천공항 | 이진영 기자

IOC, 재발 방지 차원 메달 박탈 가능성도

올림픽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박종우(부산)가 과연 올림픽 동메달을 받을 수 있을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일본과의 3·4위전을 마친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에 대해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우리 측은 “계획된 게 아니라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다”고 IOC를 설득할 방침이다.

대한체육회(KOC)는 12일 “IOC로부터 박종우를 동메달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IOC가 이런 세리머니가 나온 배경을 조사해서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종우는 전날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이 끝난 뒤 관중석에서 전달받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올림픽에서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IOC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사진을 보고 대한체육회에 메달 수여식 참석 불가를 결정한 뒤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박종우는 멕시코-브라질의 결승전이 끝난 뒤 이어진 메달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시상대에는 오른 선수는 박종우를 제외한 17명이었다. 유일하게 동메달을 받지 못한 박종우는 12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귀국 환영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한축구협회에 오는 16일까지 박종우의 세리머니에 대한 진상조사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박종우를 불러 해명을 들은 뒤 이를 FIFA에 전달할 예정이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 등에서 정치적 선전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선수에 대해서는 실격이나 자격취소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도 표면적으로는 IOC 규정을 위반한 게 맞다. 따라서 IOC가 향후 비슷한 상황의 재발 또는 악의적 이용을 걱정한다면 메달까지 박탈할 가능성도 있다.

귀국 전 박종우를 상대로 경위 조사를 마친 대한체육회는 “관중석에서 넘겨준 것을 내용을 보지 못하고 들었을 뿐”이라며 “우발적인 행동임을 IOC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흥 한국선수단 단장은 “16일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서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이 ‘백두산은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 보여 홍역을 앓다가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에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내 메달을 지켜냈다.

대한축구협회 김주성 사무총장은 귀국 환영식에 앞서 “박종우가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게 IOC 심기를 건드릴 수 있어 곧바로 귀가시켰다”면서 취재진에게도 박종우와 관련된 질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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