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한국여자 양궁 단체전, 또 금메달…올림픽 9연패 기록 명중

여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강채영, 장민희, 안산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ROC와 결승전을 시작하면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이 또 승전보를 보냈다. 이번에는 단체전 올림픽 9연패의 대기록을 썼다.

강채영(25), 장민희(22), 안산(20)으로 구성된 양궁 여자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세트포인트 6-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8강에서 이탈리아를, 4강에서는 벨라루스를 맞아 무난하게 결승까지 올라간 한국은 결승에서도 1세트부터 강채영과 장민희가 10점을 한 차례씩 쏘면서 총 1점 차로 앞서 세트포인트 2점을 따냈다.

2세트에서는 ROC가 25점을 쏜 뒤 첫 주자 안산이 10점을 쏘고 출발해 강채영과 장민희가 연속 9점을 쏴 3점 차 앞서갔다. 두번째 차례에서는 ROC 선수 2명이 10점을 쏘면서 추격했으나 안산이 다시 10점을 꽂아넣고 강채영과 장민희가 9점씩 쏴 총점 56-53으로 앞서 또 세트포인트 2점을 가져갔다.

3세트에서는 ROC의 출발이 흔들렸다. 세 주자가 8, 7, 8점에 각각 그쳤다. 한국은 안산이 9점을 쏜 데 이어 강채영이 8점을 쐈지만 장민희가 다시 9점을 꽂아 26-23으로 앞서갔다. ROC는 마지막 발에서 두 주자가 9점을 쏜 뒤 마지막 주자가 10점을 쏴 추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안산이 마지막발을 10점으로 출발한 뒤 강채영이 9점, 장민희가 마지막 9점으로 마무리하면서 54-51로 마지막 세트포인트 2점까지 가져가 금메달을 확정했다.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다. 남·녀 개인전만 열리던 올림픽 양궁에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였다. 당시 여고생 궁사 김수녕을 앞세워 왕희경·윤영숙이 함께 금메달을 딴 이후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한국은 여자 단체전에서 나온 9개의 금메달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올림픽 역사상 9연패 기록이 나온 종목은 1984년 LA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미국이 금메달을 휩쓴 수영 남자 400m 혼계영과 케냐가 장악한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뿐이다. 한국은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올림픽 역사상 세번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날 남자대표팀의 김제덕(17)과 함께 혼성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안산은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혼성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단체전 9연패 기록까지 더해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굵게 새겨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