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선배이자 스승 양학선…‘형 덕분에 땄다’고 할 거예요”

도쿄 | 이용균 기자

도마 금 신재환 인터뷰

<b>1996 여홍철, 2012 양학선 그리고 2020 신재환</b>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996 여홍철, 2012 양학선 그리고 2020 신재환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학선이 형 따라가며 수준 올라
전날 메달 딴 서정이가 기도해줘
내 이름 건 기술, 2~3년 내 도전”

박종훈이 시작이었고, 여홍철이 기반을 다졌다. 양학선이 만들어 놓은 목표를 따라갔던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 사상 2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은 “이게 다 선배이자 스승인 양학선 형 덕분이다. 형이 지금까지 잘 알려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도마의 전통은 이제 신재환으로 이어졌다.

신재환은 2일 도쿄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합계 14.783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경기 전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던 신재환은 2차 시기에 ‘여2’를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었다.

신재환의 금메달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도마가 주종목인 신재환은 단체전 대표가 아니라 도마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진출권을 땄다. 월드컵 체조대회를 빼면 큰 대회에 나가본 적도 없다.

신재환은 메달을 목에 건 뒤에도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다. 무덤덤하다”고 했다. 1차 시기 요네쿠라 기술 때는 “짚는 순간 ‘안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제대로 서기만 해야겠다고 막 잡아채 돌렸는데, 운좋게 서졌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대신 2차 시기의 ‘여2’는 완벽에 가까웠다. 신재환은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1차 시기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회전이 타이 브레이크 끝 금메달을 만들었다.

신재환의 금은 앞의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길에서 나왔다. 한국 도마의 강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신재환은 “학선이 형 이전의 기준이 70이었다면 학선이 형이 한국 도마의 기준을 95까지 끌어올렸다. 우리가 그거 따라잡으려 하다보니 도마 실력 평균이 확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학선의 2012 금메달이 길을 열었고, 그 길을 따라 온 신재환이 또 하나의 금을 만들었다.

신재환은 “전날 동메달을 딴 (여)서정이한테 기도 받았다. ‘오빠 꼭 잘하라’고 하더라. 오늘 경기장에 온 (양)학선이 형도 목청 터져라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제 양학선의 시대가 지나 신재환의 시대가 온다. 신재환은 “신재환 키즈? 그건 절대 아니다”라며 “학선이 형한테 ‘형 덕분에 딴 것’이라고 할 거다. 지금까지 알려줘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 자기 이름을 건 기술 하나는 신재환에게도 목표다. 신재환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2~3년 안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믹스트존 인터뷰가 끝났는데 신재환이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신재환은 “제천시장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신재환은 제천시청 체조팀 소속이다. 신재환은 “제가 4차원이라는 소리를 좀 듣는다”며 웃었다.


Today`s HOT
레바논에서 대피하는 터키 국민들 2024 노벨문학상 첫 한국 작가 한강 허리케인 밀턴, 플로리다 주를 강타하다. 네팔의 다샤인 축제에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도미니카의 불법 체류 추방 정책에 이주 허가를 받는 아이티인들 사형 반대 캠페인 동참 촉구 시위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선거,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밤하늘의 상공에서 보여지는 오로라
대만의 국경절 기념행사 레바논 난민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 허리케인 커크, 프랑스 강타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