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MVP’ 황연대 성취상, 역사 속으로

최희진 기자

안정적 재원 확보 어려워져 폐지

IPC ‘아임 파서블 어워드’ 신설

‘패럴림픽 MVP’ 황연대 성취상, 역사 속으로

지난 30년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최우수선수(MVP)에게 수여되던 ‘황연대 성취상’이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사라진다.

13일 장애인체육계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1988 서울 하계 패럴림픽부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까지 매 폐회식에서 진행했던 황연대 성취상 시상을 오는 24일 개막하는 도쿄 패럴림픽에서 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 조직위와 IPC 아지토스재단은 그 대신 ‘아임 파서블 어워드(I’m Possible Award·나는 가능하다 상)’를 만들어 MVP에게 수여한다.

황연대 성취상은 한국 최초의 장애인 의사인 황연대 여사(83·사진)의 이름을 따서 제정한 상이다.

3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황 여사가 1988 서울 패럴림픽 때 국내 언론에서 받은 상금을 IPC에 쾌척하면서 이 상이 만들어졌다. 상은 대회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남녀 선수 각각 1명에게 돌아간다.

황연대 성취상 위원회는 평창 패럴림픽 이후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여사의 건강도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IPC는 2019년 6월 집행위원회에서 도쿄 패럴림픽부터 황연대 성취상을 없애고 새로운 상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이에 반발해 IPC에 황연대 성취상을 존속시키겠다고 밝혔지만, IP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황 여사는 크게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연대 성취상을 대체하는 ‘아임 파서블 어워드’는 일본 재단의 후원을 받아 IPC 산하 아지토스재단이 주관한다. IPC와 도쿄 패럴림픽 조직위는 일단 이 상의 시상식을 도쿄 패럴림픽에서만 진행하기로 했다. 아임 파서블 어워드는 선수 2명에게 돌아가는데, 개최국인 일본 선수 1명이 여기 포함된다. 일본은 이 상을 제정하기 위해 약 2억원의 재정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연대 성취상은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까지 14번의 대회에서 총 28명에게 수여됐다. 평창 대회 때 이 상을 받은 알파인스키의 애덤 홀(뉴질랜드)과 노르딕스키의 시니 피(핀란드)가 마지막 수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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