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여전한 손버릇·말버릇

밴쿠버(캐나다) | 김은진 기자

준결승·결승서 한국선수들 밀고 인터뷰서 “앞선수들 실격 바랐다”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아폴로 안톤 오노(28·미국)의 손버릇과 당당함은 8년 전과 똑같다.

오노는 지난 14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또 손을 썼다. 준결승 종료 한 바퀴를 남겨놓고 1위로 달리고 있던 이정수를 추월하려 하면서 등을 밀었다. 뜻밖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1위로 들어온 이정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오노를 잠시 흘겨봤다.

아폴로 안톤 오노(왼쪽)가 14일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성시백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다. 밴쿠버 | AP연합뉴스

아폴로 안톤 오노(왼쪽)가 14일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성시백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다. 밴쿠버 | AP연합뉴스

잠시 후 결승에서 오노는 이정수를 다시 만났다. 레이스 끝 무렵, 오노는 다시 손을 썼다. 상대는 이정수와 성시백이었다.

쇼트트랙에서는 손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최소한의 접촉만 허용된다. 그러나 오노는 유난히 레이스 후반에, 뒤지고 있다 싶으면 십중팔구 손을 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1000m 결승에서 리지아준(중국)과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며 안현수까지 걸고 넘어졌고, 1500m에서는 레이스 말미에 김동성에게 추월당하자 할리우드액션으로 김동성을 실격시키고 금메달을 따냈다. 반칙도 많이 하고, 행운도 따른다.

이정수는 “국가대표 되기 전인 2003년 전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싫어했는데 생각보다 매너도 좋고 운동도 잘한다고 우리 선수들이 다 좋아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보니 아니다. 오노는 시상대에 올라올 자격이 없는 선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호석과 성시백의 충돌로 행운의 은메달을 따낸 오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당했다. ‘경기 중 손을 쓰는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경기는 워낙 빠르고 공격적이었다. 몸싸움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미국 취재진에는 “앞(선수들)에서 실격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게 현실로 이뤄졌다”고 좋아했다. 골인 직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자신의 목을 긋는 동작은 한국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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