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개막했는데…프로스포츠 ‘울상’

최희진 기자

거리 두기 3단계 가능성에

야구·축구 등 구단들 ‘촉각’

중계권·광고 수입 등 타격

훈련 영향·리그 위축 우려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되면서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상향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3단계로 강화하면 어렵사리 시즌을 개막하고 리그를 진행해 온 프로스포츠는 중단이 불가피하다. 리그 중단은 TV 중계권료와 광고 매출 등 생존과도 결부된 문제다. 프로스포츠 종목 단체와 구단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단계는 2주 평균 100명 이상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 한 주에 2회 이상 확진자가 2배 증가하는 상황 등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될 때 발동된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 15일(155명)부터 19일까지 5일 연속 매일 100명 이상 나오고 있다. 이런 추이가 2주 지속돼 정부가 3단계를 발동하면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에도 10인 이상이 모이는 모든 모임과 행사가 금지된다. 프로스포츠도 물론 중단된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2019~2020 정규리그 후반기 일정이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 집단감염 시기와 맞물리면서 지난 3월 말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 때문에 배구·농구의 선례를 따르게 될 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리그가 중단될 경우 재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3단계가 발동되면 리그 운영에 관한 고민이 심각해진다. 재개되더라도 잔여 일정을 짜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그가 중단됐다 재개되면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논의를 거쳐 현행 144경기 일정을 축소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팀 간 경기 수와 홈·방문 경기 수 등을 동일하게 배분하는 게 난제가 될 수 있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가 3개월가량 진행돼 입장권 수입, 구단 상품 매출, 입점 매장 수입 등이 크게 감소했다. 3단계로 격상돼 리그 중단까지 되면 중계권료와 광고 수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구단들이 어려워지면 리그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 상황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3단계가 발동되면 구단 재정난은 당연하고, 선수단 훈련은 어디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3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까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3단계 발동을 가정하고 리그 운영에 관한 큰 방향을 잡아놓았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단계 격상 여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격상되면 어떻게 움직일지 기본적인 논의는 했다”고 말했다.

배구·농구는 비시즌이지만 합숙 훈련을 하는 단체종목이다보니 3단계 발동과 무관하지 않다. 한창 다음 시즌을 준비할 시기에 각자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 제천·KOVO컵 프로배구대회는 일단 개막하지만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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