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도쿄 올림픽 소회 “투어는 언제든지 가능,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의미 커 ”

이정호 기자

나의 땀은 헛되지 않았다

한국 남자테니스 간판 권순우가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US오픈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권순우가 지난달 25일 도쿄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 프랜시스 티아포와의 경기에서 강한 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한국 남자테니스 간판 권순우가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US오픈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권순우가 지난달 25일 도쿄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 프랜시스 티아포와의 경기에서 강한 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내달 국가 대항 데이비스컵 예선
동료와 함께할 ‘태극마크’ 기대

올림픽은 모든 운동선수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운동선수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다. 그러나 올림픽은 몇몇 종목의 일부 선수들에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이다. 그중 프로 테니스 선수라면 직장이나 다름없는 투어 일정을 거의 한 달 정도 건너뛰어야 한다.

한국 남자테니스 최고 랭킹 권순우(24·당진시청)의 2020 도쿄 올림픽 도전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프랜시스 티아포(미국)에게 져 허무하게 탈락했다. 어려웠던 준비 과정에 비해 올림픽 여정은 너무 짧았다.

US오픈 출전을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권순우는 20일 기자와의 ‘화상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기 때문에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실패를 곱씹기도 했다.

권순우가 20일 경향신문과 화상인터뷰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정호 기자

권순우가 20일 경향신문과 화상인터뷰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정호 기자

세계 랭킹 77위인 권순우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형택(은퇴)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섰다.

올해 프랑스오픈 3회전, 윔블던 2회전에 오른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형택 이후 올림픽 첫 승리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첫 상대 티아포가 너무 잘 쳤다.

애초에 권순우는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랭킹(상위 56명)이 아니었으나, 대기 순번으로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윔블던이 끝난 뒤 도쿄 올림픽까지 약 한 달간의 격리 생활과 함께 외로운 싸움이 이어졌다. 모처럼 찾은 한국에서도 가족, 친구들과 만나지 못한 채 숙소와 훈련장만 오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일본에서도 훈련 외엔 대부분 방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권순우는 “올림픽 도전에 후회는 없다”며 “투어는 몸만 되면 언제든 뛸 수 있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고, 그 시기에 상위 랭킹도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올림픽에서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 13년 만의 출전이라는 의미가 컸다”고 했다. 권순우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기약했다. “랭킹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요?”라며 웃은 권순우는 “기회가 된다면 다음 올림픽도 무조건 출전하고 싶다. 이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순우는 다시 태극마크를 달 9월 중순을 기대했다. 당초 뉴질랜드에서 열기로 했던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예선이 코로나19로 미국 로드아일랜드 뉴포트에 위치한 ‘국제 테니스 명예의전당’에서 치러진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훈련 중인 권순우에겐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는 기회다.

코로나19 탓에 투어 생활의 외로움이 더해진 권순우는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이 9월 초에 미국에 들어오는데, 모처럼 동료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설렌다. 사실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권순우는 180㎝·72㎏으로 테니스 선수로는 작은 체구다. 체격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권순우는 꾸준히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서며 자신을 성장시켜왔다. 지금은 다시 후퇴했지만, 도쿄 올림픽 직전에는 세계 랭킹을 개인 최고 타이인 69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스트로크에서 발전이 뚜렷한 권순우는 “무엇보다 100위권 안 선수들을 만나도 위축되지 않고 여유가 생겼다. 누구와 만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투어로 복귀해 도쿄 올림픽 후유증을 털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 개막하는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을 타깃에 두고 있다. 도쿄 올림픽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를 푼 뒤 어깨 부상 치료를 받은 권순우는 22일부터 윈스턴세일럼 오픈에 나서 페이스를 올릴 참이다.

권순우는 “현재 내 레벨에서 컨디션을 점검하는 대회는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US오픈에서는 프랑스오픈보다 조금 더 높은 데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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