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춤춘 ‘흙신’

이정호 기자

라파엘 나달, 프랑스오픈 14번째 우승…22번째 메이저 타이틀

라파엘 나달이 5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를 꺾고 이 대회 통산 1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5년 6월, 이 대회 첫 우승(왼쪽 위 두번째 사진)을 시작으로 이날 최고령으로 우승컵(오른쪽 하단)을 들기까지 14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나달의 모습. 파리 | AFP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이 5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를 꺾고 이 대회 통산 1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5년 6월, 이 대회 첫 우승(왼쪽 위 두번째 사진)을 시작으로 이날 최고령으로 우승컵(오른쪽 하단)을 들기까지 14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나달의 모습. 파리 | AFP연합뉴스

압도적 톱스핀 포핸드, 루드에 3 대 0
만 36세 ‘최고령 우승 기록’도 세워

‘클레이코트의 왕’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사진)이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4360만유로·약 586억원) 왕좌에 복귀했다.

나달은 5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8위·노르웨이)의 도전을 2시간18분 만에 3-0(6-3 6-3 6-0)으로 제압했다. 대회 도중인 지난달 29일 자신이 응원하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14번째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똑같은 14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두 팔을 들어올렸다.

땅 짚고 춤춘 ‘흙신’

지난해 준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에게 막혀 프랑스오픈 5연패에 실패한 나달은 올해 조코비치를 8강에서 제압하면서 우승까지 내달려 클레이코트 최강자임을 재확인시켰다. 나달은 1월 호주오픈 우승으로 남자 테니스 메이저 최다 우승자로 올라섰고, 이번에 22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공동 2위(20회)에 자리한 ‘라이벌’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47위·스위스)와 격차를 벌렸다. 대회 기간 중에 생일을 맞았던 나달은 만 36세 2일의 나이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작성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데뷔 무대였던 2005년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18년간 14차례 결승에 올라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세월이 흘러 전성기에서 멀어진 나달이지만 꾸준한 변신과 도전을 통해 프랑스오픈 왕좌를 지켜왔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그는 자신의 장기인 포핸드 톱스핀을 극대화하고 있다.

나달의 최고 장기는 테니스공에 적게는 분당 3200회, 많게는 5500회나 회전을 주는 포핸드 톱스핀 스트로크다. 남자 선수의 평균 분당 회전수(RPM)가 3000대 초중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나달의 공은 더 많은 스핀이 걸리는 셈이다. 톱스핀에 특화된 나달의 독특한 스윙폼과 엄청난 근력, 그의 스타일에 맞는 라켓과 스트링 등이 더해지면서 그만의 무기가 됐다. 특별히 톱스핀 바운드가 더 높아지는 클레이코트는 나달의 샷을 더 돋보이게 한다.

땅 짚고 춤춘 ‘흙신’

상대 선수의 백핸드로 향하는 나달의 톱스핀 스트로크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전성기 시절 페더러를 괴롭혔던 무기다. 지난 호주오픈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를 상대할 때도 불리한 흐름을 바꾼 게 상대 백핸드로 고집스럽게 향하는 톱스핀 스트로크였다. 그러면서 체력전에 돌입했고, 결국 상대를 무너뜨릴 빈틈을 만들었다. 장신의 메드베데프는 경기 초반 강한 스핀이 걸린 나달의 공을 높은 타점에서 공략하며 앞서기도 했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범실이 이어졌다.

박용국 전 NH농협스포츠단 단장은 “힘, 스피드에 앞서는 영건들의 도전에 맞서 나달은 확실한 코트 전략을 갖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특히 상대 백핸드 쪽으로 향하는 포핸드 톱스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나달은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경기 내내 꾸준히 같은 스핀양을 만들어내고, 역사상 최고로 불리는 끈질긴 수비력까지 유지하며 차이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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