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희망 ‘중원 전쟁’에 달렸다

로스토프나도누 | 황민국 기자

멕시코, 적극적인 전면 압박 예고…미드필더진 운용 중요해져

‘중원사령관’ 기성용, 에레라 상대로 한 수 위 기량 보여줄 기회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릴 수 있을까.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4일 0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는 중원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48)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57)의 멕시코 대표팀 모두 이번 맞대결에서 미드필더진 운용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 18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과의 1차전을 탄탄한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스웨덴에 0-1로 석패한 한국전에서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맞춤형 전술로 유명한 ‘전략가’ 오소리오 감독은 적극적인 전면 압박을 준비하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중원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며 “한국이 미드필드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다면 우리에게 측면 공간을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원 싸움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캡틴’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표팀 미드필더의 핵심인 기성용은 스웨덴전에선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장(186㎝)이 큰 기성용은 공격수를 향한 롱패스를 저지하는 게 임무였다. 스웨덴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49번의 패스를 시도해 88%의 성공률을 자랑했으나 매끄러운 전진 패스가 실종되면서 공격의 맥을 살리지 못했다. 평균 신장(179㎝)이 작은 멕시코전에서는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공을 뺏는 한편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 기성용은 “멕시코전은 더 끈질기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이 그라운드에서 맞붙을 상대는 멕시코의 ‘조용한 영웅’으로 불리는 엑토르 에레라(28·FC포르투)다. 에레라는 독일을 상대로 전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후반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가장 많은 11.592㎞를 뛰었다. 특히 전반에는 이르빙 로사노(PSV에인트호번)가 넣은 결승골의 시발점이 된 가로채기를 따냈다. 바로 이번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이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다.

기성용과 에레라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과 멕시코가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2012 런던 올림픽 주역으로 나섰다. 나란히 황금 세대로 불린 이들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의 아쉬움을 이번 맞대결에서 풀어내야 한다.

기성용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도 있다. 올여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그는 월드컵 활약상에 따라 새 둥지를 찾는 작업이 수월해진다. 공교롭게도 그에게 관심을 보냈던 AC밀란(이탈리아)은 최근 에레라 영입으로 눈을 돌렸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원하고 있지만 에레라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줄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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