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미크론 대응 지침, "봉쇄 대신 부스터샷"…뉴욕 등 4개주서도 감염자 추가 발생

윤기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 베데스다 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베데스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 베데스다 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베데스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은 대규모 봉쇄나 입국 금지 대신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코로나19 검사 및 방역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내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뉴욕과 미네소타, 콜로라도, 하와이주에서도 발견됐다.

미국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힌 오미크론과 겨울철 대응 지침을 공개했다. 지침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는 데 방점을 뒀다. 미국의 현재 백신 미접종 성인의 수는 43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설득해 접종률을 높이기보다는 기존 접종자 가운데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1000만명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촉구하는 것이 방역망 강화에 한층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체 백신 의무화 규정을 도입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학교를 위한 별도의 방역 지침도 내놓았다.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이 의심되면 등교는 이어가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지속적으로 받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민간 의료보험이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비용을 보전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교와 요양원, 감옥 등 일부 다중 이용시설에는 정부가 무료로 키트를 보급한다.

입국 규정도 소폭 강화됐다. 다음주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백신 접종 여부나 국적에 관계없이 출국 하루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3일 이내였던 기존 규정을 바꾼 것이다. 다만 백악관은 입국 후 별도 검사나 격리 등 조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릴랜드주 베데스다 국립보건원(NIH)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하며 “작년 크리스마스 미국 성인의 백신 접종률은 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노인층의 86%가 접종을 완료했다”며 “아직까지 추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지만, 필요시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와 함께 다른 백신이나 부스터샷 개발을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공화당 일각에서 방역 대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언급, “이 나라에서 코로나19는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적 문제가 돼 버렸다”며 “이 대책은 우리를 통합시키는 대책이 돼야 한다”며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두 번째 오미크론 감염 사례 발생과 관련해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며 국내선 운항 항공기 탑승시 백신 접종 의무화, 미국 입국 규제 등 추가 방역 조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사키 대변인은 “정부는 무엇이 실행가능한 것인지 검토 중”이라며 “중요한 것은 가장 효과적인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데 이어 2일에는 미네소타주와 콜로라도주에서도 1명씩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세명은 모두 백신 접종 완료자다. 이날 뉴욕주와 하와이주에서도 각각 5명,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미네소타주 보건부는 최근 뉴욕시를 방문한 적이 있는 성인 남성 주민의 검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에 사는 이 남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지난달 22일 경미한 증상을 보였고 24일 검사를 받은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추후 공중보건연구소는 그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판정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19일부터 3일간 뉴욕 재비츠센터에서 열린 ‘아니메 NYC 2021’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에 방문한 인원은 약 53000명이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주에서 5건의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히며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감염자 중 4명은 뉴욕시에서, 1명은 서퍽카운티에서 나왔다. 호컬 주지사는 뉴욕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동선이 미네소타주 감염자와 겹치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남아프리카로 여행을 다녀온 성인 여성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콜로라도주 공중보건·환경국은 확인했다.

하와이주 보건부는 과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오아후섬 주민 1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 미접종자이며, 해외 여행 이력이 없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는 6대주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37개국에서 3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아시아에선 홍콩, 일본, 한국에 이어 싱가포르와 인도, 말레이시아에서도 신규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 중동에선 이스라엘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 1명씩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16개국에서 발견됐고, 브라질, 호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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