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옐런-파월, 예금 전액 보호 놓고 ‘엇갈린 발언’…뉴욕증시 출렁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신화연합뉴스

“예금주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모든 예금 보호를 위한 포괄적 보험은 논의하지도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미국 경제를 이끄는 ‘투톱’이 22일(현지시간)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예금 전액 보증 문제에 대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규제 당국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비슷한 시각 “엇갈린 메시지”와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출렁였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강력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겐 예금주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있고, 이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예금주들은 자신들의 예금이 안전하다고 여겨도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막바지에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옐런 장관의 발언은 결이 달랐다. 옐런 장관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 보장 한도를 현행 25만달러에서 모든 예금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연쇄적인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 등 은행 시스템 위기로 볼 수 있을 때에야 FDIC가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에 대해선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소은행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고개를 들고 있는 예금 전액 보증 요구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금융 불안이 확산할 경우 보다 광범위한 예금 보호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지만, 옐런 장관이 이 같은 희망을 꺾었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이 같은 날 동시에 발언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다 시장에서 상반된 메시지로 받아들일 만한 발언을 내놓은 것도 드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파월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사실상 부인한 데 이어 옐런 장관의 발언까지 겹치면서 뉴욕증시는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1.60%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만 두 사람은 연방 정부가 금융 기관에 대해 규제와 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파월 의장은 “분명히 (은행) 감독과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SVB 등) 해당 은행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외부 조사가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진행 중인 조사와 별도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옐런 장관도 “은행 실패와 관련된 책임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하며,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 강화를 위한 필요한 조치들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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