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250만명 인신매매… 평균나이 14살, 성·노동 착취 당해

방콕(태국) | 박순봉 기자

메콩강 인근 6개국서 전 세계 3분의 1 발생

유엔세계기업협약기구(UNGC)와 국제노동기구(ILO)의 2007년 자료를 보면, 인신매매를 당해 성매매 등 강제노동을 하는 인구는 250만명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1의 인신매매가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중국(윈난성 지역) 등 메콩강 인근 6개 국가에서 벌어진다.

태국은 6개 국가 중 상대적으로 발전한 나라다. 미얀마나 라오스처럼 일자리가 부족한 나라의 국민들은 태국으로의 이주노동을 꿈꾼다. 인신매매범들이 노리는 것은 이들의 ‘꿈’이다.

[인신매매 시장, 미얀마 꼬따웅·양곤을 가다]한해 250만명 인신매매… 평균나이 14살, 성·노동 착취 당해

성매매 업소, 낚싯배, 해산물 가공공장 등에서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태국은 인신매매 피해자들의 종착국이 된다. ‘타이 드림’을 꿈꾸며 고용허가증도 없이 태국어도 모른 채 타국으로 옮겨진 이주노동자들은 인신매매의 ‘덫’을 피하기 어렵다.

태국에서도 2009년 인신매매방지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태국 내 관광부, 노동부 등 여러 부처가 협력해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 부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신매매 신고를 위한 직통 연결번호인 ‘1300’번이 생기기도 했다.

태국 인신매매 방지부 경찰 관계자는 “2011년 11건, 2012년 305건, 2013년 611건의 인신매매 범죄를 적발해 검거율은 높아졌다”며 “하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인신매매범들을 잡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 이웃 국가의 상대적인 빈곤이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신매매에 가장 취약한 대상은 아이들이다. 국제노동기구는 전 세계 250만명의 인신매매 피해자 중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와 아동이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14세다.

인신매매를 당한 아이들은 성매매·구걸·강제노동·강제결혼 등을 하며 노예처럼 살아간다. 국제노동기구는 2016년까지 ‘아동노예근절’을 목표로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드비전 동아시아지역 사무소도 2011년부터 ‘인신매매 방지 활동 ETIP(End Traffiking In Person)’을 벌이고 있다. 한국 월드비전도 ‘아동노예반대캠페인 ACT(Against Child Trafficking & Labor)’를 2014년부터 시작해 3년간 진행할 계획이다.

월드비전 동아시아지역사무소 ETIP 윤환 총괄매니저는 “세계화, 경제 고립, 잘못된 관습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국제기구와 NGO 등의 노력에도 인신매매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OECD 국가로서 아시아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관광객 수 1위인 한국은 관광 이외에 이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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