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중국 20차 당대회 앞두고 70년대생 부상…“충성심이 관건”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중국 공산당 내 1970년대생 가운데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주거위제 상하이시 부서기(왼쪽)와 스광후이 구이저우성 부서기. 바이두 캡쳐

중국 공산당 내 1970년대생 가운데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주거위제 상하이시 부서기(왼쪽)와 스광후이 구이저우성 부서기. 바이두 캡쳐

올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당내 1970년대생들의 부상이 주목받고 있다. 올 가을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에 들어가면 1960년대생들을 제치고 이들이 차세대 지도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측통들이 올해 70년대생 정치인들의 부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현재 40∼50대 초반인 70년대생들은 대부분 지방의 중간 간부로 일하고 있지만 이미 지방 고위직에 진입한 경우도 상당수다. 지난해 33명의 70년대생이 지방 당 위원회 고위직에 오른데 이어 올해도 최소 12명이 승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올해 당 대회를 통해 당 중앙위원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약 200명의 위원과 170명의 후보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차기 중앙위원회의 10% 정도가 70년대생들로 구성될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중앙위원회는 후보 위원 2명만이 1970년대생이다. 브루킹스연구소 차이나센터 청리 소장은 “70년대생들이 권력의 정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차기 중앙위원회의 약 10%를 그들이 차지할 수 있다”며 “대부분은 후보위원이 되겠지만 일부는 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고 그들이 머지않아 나라를 운영할 엘리트 세대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안팎에서 70년대생의 약진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과 맞물려 있다. 1953년생인 시 주석이 올해 당 대회를 통해 총서기에 유임되고 향후 10년간 더 집권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 지도부의 주류인 50년대생은 물론 지방 당 서기와 성장을 장악하고 있는 60년대생들을 건너뛰고 70년대생들이 차세대 지도부 후보군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70년대생 간부들 중에 고학력 이공계 출신이 많은 것도 이들이 약진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SCMP는 “60년대생 리더들 일부가 정식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것과 달리 70년대생 유망주들은 대부분 명문대를 졸업했고 절반이 박사 학위 소지자”라며 “이 그룹의 절반 가량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을 전공했는데 이는 기술 자립을 추구하는 중국이 전문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SCMP는 그러면서 ‘경제수도’ 상하이와 국유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주거위제(諸葛宇傑) 상하이시 부서기와 스광후이(時光輝) 구이저우(貴州)성 부서기를 70년생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꼽았다. 주거위제는 지난 3월 70년대생 중 처음 성급 지방 당 위원회 부서기가 됐고, 다음달 스광후이가 뒤를 이어 승진했다. 이들 외에 류제(劉捷) 항저우(杭州)시 당 서기를 비롯한 2∼3선 도시의 당 서기들과 중앙의 당 기구나 정부 부처 요직에 있는 인물들 중에도 주목받는 70년대생들이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차세대 지도부에 진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충성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페이링 왕 미국 조자이공대 샘 넌 국제학대학 교수는 “시 주석은 전임자들에 비해 승계 계획에서 훨씬 더 개인적 접근을 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을 다른 자질보다 우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 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부터 시 주석의 성장 과정과 정치 역정을 다룬 50부작 특집 보도를 시작했다. 홍콩 명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타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갈등 등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시 주석의 연임 여부가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영 매체가 인민들에게 시진핑을 알리는 선전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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