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손에 달린 ‘노르트스트림2 차단’…현실화 ‘갸웃’

박효재 기자

미, 러 압박 수위 높였지만

타 유럽 기업 반발 등 예상

숄츠, 구체적 언급 안 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대응 수단으로 제시한 ‘노르트스트림2’ 가동 차단에 독일도 동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는 데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유럽국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돼 이른 시일 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약 1230㎞ 길이의 파이프라인이다. 지난해 9월 공사가 마무리됐으며 가동을 위한 독일 정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독일 정부는 빨라도 올해 상반기는 지나야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노르트스트림2의 연간 가스 수송용량은 1100억㎥로 기존 러·독 연결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의 2배에 달한다. 발트해 밑을 지나는 가스관 연결로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우회해 20억달러 규모의 중간 경유지 지불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노르트스트림2를 통한 가스 수송으로 독일 2600만가구에 난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못한 채 실행 의지만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가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 참여 기업에 제재를 부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규제 적용시점을 두고 미국 의회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이 해당 프로젝트 참여 기업이나 인사를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부결됐다.

결국 차단 여부는 독일의 손에 달려있지만 독일 연립정부 내에서도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녹색당 소속 아나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값비싼 비용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적극적이지만 숄츠 총리가 속한 사민당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 기업들의 반발 가능성도 높다.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 비용 중 절반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부담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영국·네덜란드 합작법인 로열 더치 셸, 오스트리아의 OMV, 독일의 빈터셀과 유니페르 등이 부담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노르트스트림2 송유관 건설 시공사와 선박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가 유럽의 관련 국가들이 반발하자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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