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출범…미·중·일 ‘환율 기싸움’

베이징 | 조운찬특파원

‘중국 환율조작’ 강경 대처
일본도 디플레 방어 위해 시장개입 시사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과 중국, 미국과 일본 간의 ‘환율 전쟁’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지명자가 “중국이 인민폐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외교적 행동을 시사한 가운데 일본은 디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가이트너 지명자는 22일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인민폐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을 중단하도록 중국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 외교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이트너는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는 각 분야 경제학자들이 도출해낸 결론”이라면서 미국은 다각적 외교 수단을 동원해 중국이 환율 정책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환율 문제에 대한 교섭을 진행해 유익하면서도 해롭지 않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가이트너가 ‘조작(manipulating)’이라는 정치적 색채가 강한 용어를 사용해 미·중 관계에 긴장을 야기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가이트너의 발언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경제 문제에 관한 첫 언급으로, 미국이 국제경제문제에서 미·중 관계를 중시하되 환율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집권 이후 무역역조 시정을 위한 수단으로 인민폐 상승 압박을 가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쿄-미쓰비시은행과 코메르츠방크의 분석들을 인용해 일본은행이 달러에 대한 엔 환율의 ‘마지노선’을 85로 보고 있다면서 이것이 무너지면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런던 소재 데릭 핼페니 환시장분석 책임자는 22일 보고서에서 “일본에 엔고 발(發)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85선이 무너지면 환시장 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환전략가 루츠 카르포비츠도 “일본은행이 85선 붕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위험 분산(환 헤징) 노력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일 삼국이 환율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경기침체로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한 중국과 일본이 환율정책을 디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사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1.2%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행(BOJ)도 올해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2.0%로 하향조정하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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