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폐쇄명령 CIA 비밀감옥은?

정환보기자

부시 승인으로 세계 곳곳 설치
“테러 용의자 인권 유린” 지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온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용소와 함께 미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수감시설까지 폐쇄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CIA의 비밀 수감시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언해 왔다. 하지만 인권단체에서는 “관타나모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전 세계에 있는 CIA의 비밀 감옥에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더욱 확대된 조치를 요구했으며, 결국 요구사항이 관철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빙산을 보고 있다”며 CIA 해외 수감시설에 대해 소개했다. ‘블랙 사이트’로 불리는 CIA의 해외 비밀 감옥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설치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5년이 지난 뒤에야 이 같은 시설의 운영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 위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며 고문 등 인권침해 논란을 피해갔다.

비밀 감옥의 존재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으로 드러났다.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있는 수감시설과 ‘염전’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또다른 지하 감옥의 존재가 가장 먼저 알려졌다.

인권단체 등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CIA 비밀 감옥은 폴란드, 루마니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 동유럽 지역은 물론 아시아의 태국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지부티 등 ‘아프리카의 뿔’ 일대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부분 미군 기지 내부에 설치됐으며, 지부티 등에서는 프랑스의 옛 형무소 시설을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에서 붙잡힌 테러 용의자들은 이들 시설에서 심문을 받은 뒤 관타나모로 넘겨졌다. 인권단체들은 코소보내 미국 기지인 ‘본드스틸’을 ‘작은 관타나모’라며 폐쇄를 강력히 주장해왔다.

영국 인권단체 ‘리프리브’의 스태포드 스미스는 “CIA 비밀 감옥에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용돼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이라크전에서 미군에 체포된 전범들까지 포함하면 비밀 감옥에 수감된 연인원은 2만7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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