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및 동맹국, 철수 작업 총력전…혼돈에 휩싸였던 카불 공항 운항 재개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인 640명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카타르로 가는 미국 공군 C-17 수송기에 탑승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인 640명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카타르로 가는 미국 공군 C-17 수송기에 탑승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동맹국들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자 자국민 철수와 아프간인 조력자 탈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들이 몰려들면서 운영이 중단됐던 카불 국제공항은 혼란과 소요가 정리돼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미군 합동참모본부의 병참 담당인 행크 테일러 소장은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이 아프간 현지 시간 17일 오전 운영이 재개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일러 소장은 관제 업무도 미국이 맡고 있다면서 “미국인과 아프간인을 보호하면서 항공기가 계속 운항할 수 있도록 공항 안전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불 공항은 전날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항공기 계류장과 활주로까지 진출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일부 아프간인은 이륙하는 항공기에 매달리기도 했으며 미군은 활주로에 진입한 아프간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경고사격까지 했다. 비행기에서 매달려 탔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금까지 카불 공항에서 최소 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최대 탑승 인원이 134명인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아프간 민간인 640명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앉아 아프간을 탈출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은 공항 운영 중단으로 자국민과 동맹국 국민 등이 고립될 위기에 처하자 공항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카불 공항 운영이 재개되도록 하기 위해 터키, 그리고 유럽의 동맹군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탈레반을 향해 “그들이 우리 요원을 공격하고 작전을 방해한다면 미국의 대응은 신속하고 강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도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고위 지도자를 만나 항공기를 이용한 후송 작전을 방해하지 말라면서 필요한 경우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했다.

미군 병력도 속속 카불에 도착하고 있다. 미 해병대를 태운 C-17 대형 수송기 한 대가 카불 공항에 착륙했고, 다른 수송기 역시 곧 착륙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공항 경비 확립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카불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25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아프간 배치 병력을 6000명까지 늘리기로 한 상태다. 영국도 자국민 철수 지원을 위해 병력 200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총 900명을 배치키로 했다.

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탈출 러시가 재개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서방국가 군 관계자를 인용해 외교관과 민간인을 실은 군 항공기들이 다시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카불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과 국민을 태우고 아프간을 출발한 첫 비행기가 영국에 착륙했다면서 “카불 공항 군사 구역이 안전하게 열려 있기 때문에 항공기들이 영국으로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획대로라면 하루에 1000명 이상을 영국으로 실어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각각 군 수송기를 동원한 자국민 및 아프간 조력자 수송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사들도 현지 채용 직원과 가족들의 아프간 탈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자사를 포함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신문사 3곳이 공동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프간 현지 직원과 가족들이 신속히 출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사 발행인들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앞으로 같은 취지의 e메일도 보냈다. 현재 카불 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는 세 언론사 직원 등은 모두 20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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