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기후위기가 부른 식량난에 GMO 밀 확산되나

정원식 기자
전쟁과 기후위기가 부른 식량난에 GMO 밀 확산되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위기로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유전자 변형작물(GMO) 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O 밀을 세계 최초로 허용한 것은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2020년 자국 생명공학업체인 바이오세레스가 개발한 GMO 밀 HB4에 대해 상업적 목적의 파종을 허가했다. HB4는 일반 밀에 비해 생산량이 20%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GMO는 가축 사료로 주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으로 한정됐다. 빵, 파스타 등 주로 인간이 섭취하는 식재료에 사용되는 밀은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 때문에 밀에 대한 유전자 조작은 오랫동안 금기시됐다.

몬산토는 2004년 GMO 밀에 대한 미국과 캐나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GMO 밀 개발을 중단했다. BASF도 2019년 GMO 밀 개발을 중단했다. 바아오젬마는 연구 목적으로만 GMO 밀을 개발했고 상용화 계획은 없다. 몬산토를 합병한 바이에르는 GMO 밀 개발 계획 자체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중국, 북미, 유럽에 심각한 가뭄이 찾아오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GMO 밀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있다. 바이오세레스 최고경영자(CEO) 페데리코 트루코는 전쟁과 가뭄이 GMO 밀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면서 “승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유엔은 다음 ‘팬데믹’은 기후변화에 따른 전 세계적인 가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7월 2025년부터 HB4 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도 HB4 수입을 허용한 상태다. 브라질은 바이오세레스와 함께 GMO 밀 종자를 개발 중이다.

GMO 밀에 대한 우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밀과 GMO 밀이 뒤섞일 가능성이다. 바이오세레스는 블록체인 기술과 지오레퍼런싱(지리참조) 기술을 사용해 GMO 밀이 일반 밀과 섞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이오세라스는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이라는 비판도 일축했다. 바이오세라스 관계자는 “(유전자 변형은) 자연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면서 “보통 수천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더 빨리 일어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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