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패배에 깊어지는 러시아 내부 분열…점령지 관료, 국방장관에 ‘총기 자살 마땅’ 극언

박용하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 AP연합뉴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동원령까지 선포한 러시아에서 친러시아 관료가 러시아 국방장관을 상대로 자살이 마땅하다는 취지의 과격한 발언을 하는 등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러시아 점령지의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가 온라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람이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에게 총을 쐈을 것’이라고들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언급한 국방장관은 2012년 임명된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다. 그는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리만 등에서 연패를 거듭해 강경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모스크바의 장성들과 관료들이 전선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군인들의 영웅적 면모와 무능한 군 지휘부를 대조시키기도 했다. 그는 “국방부에는 장관과 장군, 부패한 약탈자와 다양한 쓰레기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목숨을 바친 영웅들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스트레무소프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측근 그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정규군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장 출신 러시아 하원 의원인 안드레이 구룰레프는 “위부터 아래까지 완전히 거짓말로 긍정적인 보고만 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선 이날 2명의 남성이 징집을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등 동원령 선포에 따른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리사 머카우스키 공화당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실은 러시아인 2명이 알래스카주 베링해의 외딴 알래스카 섬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마카우스키 의원실은 해안경비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강제 복무를 피하려고 러시아 동부 해안지역에서 도망쳤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이들이 배를 타고 세인트로렌스섬으로 건너와 약 600명이 사는 외딴 지역인 갬밸 인근 해변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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