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싸움 부추기는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방문” 비판

미·중 신경전…왕이, 러시아 방문 ‘시진핑 방러’ 논의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우크라이나 방문을 놓고 중국에서는 위기를 고조시키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의 더 공격적인 반격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한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분쟁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격퇴의 볼모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비이성적”이라며 “미국이 가뜩이나 긴박한 상황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으며, 갈등이 더욱 고조돼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댜오다밍 인민대 교수도 “개전 1주년에 즈음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분쟁에 기름을 부어 러시아를 약화시키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라면서 “미국이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 유권자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쇼를 벌이는 경향이 있는데, 바이든의 키이우 방문 역시 그런 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전쟁 장기화 속에서 중국의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자 중국은 미국을 겨냥해 “누가 대화를 호소하고 누가 싸움을 붙이는지 국제사회는 다 알고 있다”고 반격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장에 끊임없이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측”이라며 “미국은 중국에 명령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에서 “(중국의 군사 지원이) 미국과 미·중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중국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후 미 CBS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왕 위원은 21∼22일 러시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과 양국 현안 등을 논의한다. 왕 위원은 이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