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사 어기고, 농도 속이고…못 믿을 삼중수소 모니터링

박용하 기자

‘도쿄전력 검증’ 불신 증폭

<b>여는 민어회 오찬</b> 김기현 대표(오른쪽),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인천 중구의 한 횟집에서 오찬으로 민어회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여는 민어회 오찬 김기현 대표(오른쪽),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인천 중구의 한 횟집에서 오찬으로 민어회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b>야는 결의문 발표</b> 강원 오크밸리에서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왼쪽) 등이 후쿠시마 오염수 등 현안 관련 결의문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야는 결의문 발표 강원 오크밸리에서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왼쪽) 등이 후쿠시마 오염수 등 현안 관련 결의문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파도 거세 출항 못해” 약속 불이행…방류 정보, 국가별 시간차
해수 희석 농도 ‘눈속임’ 의혹 “1 대 700으로 충분” 해명에 공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공개해야 할 도쿄전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 이뤄진다던 해양 모니터링은 기상 문제로 취소되고, 오염수 정보 공개는 국가별로 갱신 주기가 달리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선 도쿄전력이 지난 24일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눈속임’을 했다는 의혹도 내놨다.

2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에 따른 바다의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하는 배편이 해양 상황으로 인해 출항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다의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하려면 사전에 지정한 모니터링 지점에서 바닷물을 채취해야 하는데, 태풍 10호의 접근으로 파도가 거칠어져 이를 수행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육지와 가까운 2개 지점의 조사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쿄전력 측은 오염수에 섞여 있는 삼중수소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자, 방류 이후 1개월가량은 제1원전 주변 3㎞ 이내의 10개 지점에서 매일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처럼 기상이나 해양 상황이 악화되면 모니터링 작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여건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일 조사하겠다’는 약속은 이행이 쉽지 않았던 셈이다.

일각에선 한국 등 주변 국가에 방류 상황과 관련해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도쿄전력의 약속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도쿄전력이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으로 제공하고 있는 ‘처리수(오염수) 포털사이트’의 갱신 주기가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판과 영문판에는 이날 기준으로 정부와 도쿄전력 등이 실시한 삼중수소의 신속측정 결과가 공지로 올라왔다. 하지만 한국어판과 중국어판에는 게시되지 않았다. 양 사이트의 자료 갱신은 지난 5월30일이 마지막이었다.

도쿄전력은 희석·방수 설비 상황이나 해역 모니터링 결과 등에 대해선 실시간 자료를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들 자료 역시 세부 데이터는 일본어나 영어로 제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론에선 도쿄전력이 지난 24일 방류를 앞두고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눈속임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전력은 방류 직전 사전 검사 당시 약 1t의 오염수를 약 1200t 해수로 희석해 삼중수소 농도가 ℓ당 43~63㏃(베크렐)로 떨어졌다고 밝혔는데, 실제 방류 이후에는 1 대 700 비율로 섞어 ℓ당 200㏃ 안팎의 삼중수소 농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 측은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희석 농도를 1 대 1200으로 알고 있는 것은 오해”라며 “1 대 700도 충분한 비율”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어차피 정부 기준보다는 넉넉한 수준이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오염수의 희석 농도를 언제든지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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