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선 막는다며 함구 보안… 인수위 무슨 일 하는지 몰라

이지선·유정인·홍진수 기자

부처별 업무보고 후 “노 코멘트”

비밀주의 당위성 설명에 대부분 할애

11일 오전 9시2분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 1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중회의실. 국방부 업무보고 예정시간을 2분가량 넘기고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등장했다. 외교·국방·통일 분과 인수위원들과 부처 파견 전문위원 및 부처 담당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 위원장을 맞았고 인수위의 최초 업무보고가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당부부터 전했다. “확정되지 않은 안이 외부에 알려져서,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공표되는 건 좋은데 혼선이 있을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해달라”는 것이었다. 박 당선인이 지난 7일 직접 “설익은 정책들이 무질서하게 나와서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어 오전 10시에 있었던 중소기업청 업무보고에서도 보안을 지키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는 “오늘 제시되는 의견들은 인수위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참고자료”라며 “확정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보안에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1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중회의실에서 열린 외교·국방·통일분과위의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1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중회의실에서 열린 외교·국방·통일분과위의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엄격한 보안을 지켜달라는 당부로 시작된 각 부처별 업무보고는 각 부처가 당초 예정했던 업무보고에 대한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취소하거나 기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첫날 업무보고를 마친 각 부처 관계자들은 “업무보고 브리핑은 인수위에서 모두 담당하기로 했다”는 말만 남기고 입을 닫았다. 이날 보고를 마친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오후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나는 무조건 노코멘트다. 인수위 측에서 각별한 보안을 당부했다. 좀 봐달라”고 했다.

오후 4시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첫 업무보고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에 나타났다. 업무보고를 마친 5개 부처에서도 결국 인수위 브리핑만을 바라보는 상황이었지만 “오늘 업무보고는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됐거나 현재 진행 중에 있다”는 게 전부였다. “구체적인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10분여 브리핑 시간 대부분을 업무보고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부처 업무보고만을 공개할 경우 국민들께 불필요한 정책적 혼선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내용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내내 “인수위는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대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인수위에서 이런 내용에 일치를 봤고 모든 발표는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단일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가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당선인의) 인수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은 인수위가 새 정부 출범 전에 운영 방향을 연구하고 조정하는 곳이라는 것”이라며 “그 전에 혼선을 주는 식으로 발표하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