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명 촛불문화제 갖고 부두 봉쇄
전국 냉동창고 13곳도 “운송막자”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고시 관보게재를 하루 앞둔 2일 부산 감만부두 일대는 전운마저 감돌았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와 시민, 주부, 학생 등 20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이곳에서 미국산 쇠고 운송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고, 철야노상농성을 벌였다. “단 한 점의 미국산 쇠고기도 국내시장에 반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진 이들은 인간방어벽을 형성한 채 16개 중대 1400여명의 경찰과 대치했다.
감만, 우암, 용당, 감천, 신선대 등 부산지역 5개 부두와 경남 양산부두 등 6곳에 있는 컨테이너에는 지난해 10월 이전 국내로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 3006t이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
민노총 부산본부는 이들 6곳에 보관된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반입 저지를 위해 조직을 ‘광우병 운송저지 투쟁체계’로 전환했다. 이어 미국산 쇠고기로 의심되는 냉동 컨테이너는 무조건 반출을 저지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이와 함께 비폭력 평화적 방식으로 냉동 컨테이너의 수송 자체를 막기로 했다.
민노총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송은 국민건강권과 직결된 것으로 온몸으로 냉동 컨테이너의 운송저지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경찰의 강력진압과 연행에도 끝까지 운송저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도 이날 대거 참가했다. 화물연대 측은 ‘내가 수송한 수입 쇠고기 내 가족이 먹게 된다’는 구호로 지난 21일부터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지에서 수송거부 선전전을 벌여왔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에서 “정부가 고시철회와 재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산 쇠고기의 부두 밖 반출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고시 철회’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의 강경진압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또 3일 오전 9시부터는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 강동냉장(주) 강동제2냉장 등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전국 13개 냉동창고에 집결, ‘광우병 쇠고기 운송저지 투쟁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