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서 31년 만에 야당 첫 당선…영·호남 철옹성 ‘균열’

박용근·구혜영 기자

부산서 더민주 5명 자정까지 선두

여 이정현·정운천, 호남 당선 유력

20대 총선에서는 견고했던 지역구도 벽에도 유례없이 큰 균열이 생겼다. 대구·부산·경남·울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친야 무소속 후보가 잇따라 승리하고, 호남서도 새누리당 당선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더민주 김부겸  무소속 홍의락

더민주 김부겸 무소속 홍의락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부겸 후보(58)는 13일 오후 11시20분 현재 62.3%를 득표해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크게 앞섰다.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제12대 총선(1985년)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서 민주당 계열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11시20분 현재 더민주 후보 5명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산진갑에서는 김영춘 후보가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되며, 북강서갑 전재수·사하갑 최인호·남을 박재호·연제 김해영 후보가 선두를 달렸다. 2~4차례 부산 지역 선거에 도전했던 더민주 후보들이 대거 당선권에 오르며 부산의 새누리당 일당독식 구도가 크게 허물어졌다.

김경수 | 김영춘 | 이정현 | 정운천

김경수 | 김영춘 | 이정현 | 정운천

부산에서는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11시20분 현재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중 5곳에서 더민주 후보가, 1곳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선두를 달려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0년 3당 합당으로 여권에 가세한 이후 총선마다 1~2석 수준에 그치던 민주당 계열 후보가 대거 당선된 것이다.

부산진구갑에서 당선된 더민주 김영춘 후보는 49.7%를 득표했고, 최대 혼전 지역으로 꼽혔던 부산 강서갑에서 더민주 전재수 후보(55.7%)는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44.3%)를 10%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남구을에서는 더민주 박재호 후보가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를, 사하갑에서는 더민주 최인호 후보가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를, 연제에서는 더민주 김해영 후보가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를 앞서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사상구에서는 무소속 장제원 후보가 38.2%로 더민주 배재정 후보(35.8%)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25.9%)를 접전 끝에 제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는 2명의 야당 후보가 큰 표차로 이겼다. 김해을에서는 김경수 더민주 후보(48)가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53)를 30%포인트 가까운 큰 표차로 압승했고, 김해갑에서도 경남 유일의 야당 현역 의원인 민홍철 더민주 후보(54)가 홍태용 새누리당 후보(51)를 누르고 재선 의원이 됐다.

야당세가 강한 호남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2곳에서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4년 순천곡성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58)는 이번에 지역구 조정 후 치러진 순천 선거에서도 더민주 노관규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하다.

전북 전주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62)가 더민주·국민의당 후보와의 치열한 3파전 끝에 당선이 유력하다. 전북지역에서 정 후보가 당선되면 지난 15대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에 이어 20년 만이다.

친야·친노동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대구 북을에는 더민주 공천에서 ‘컷오프’ 탈락한 무소속 홍의락 후보(61)가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56)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가 유력하다. 더민주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 친여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진보성향 후보들도 속속 국회에 입성할 예정이다.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 울산 동구에서는 무소속 김종훈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김 후보는 울산야권연대연석회의가 선정한 노동·진보 후보였다. 역시 노동 후보로 울산 북구에 출마한 무소속 윤종오 후보(52)도 금배지를 달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였다. 선거 기간 중 새누리당 후보가 친북·종북 성향 후보라며 색깔론을 펼쳤지만 유권자들은 노동자들의 대변자를 선택했다. 지난 총선에서 단 한번도 야권·진보성향 후보가 이긴 적 없는 울산에서 노동자 대표 국회의원이 나오게 된 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영호남 지역주의가 붕괴된 데 대해 “영호남 일당독재 피로감이 작동한 결과”라며 “지역주의 균열은 정치권 재편과 차기 대선 과정에서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박용근·구혜영 기자 yk21@kyunghyang.com>

☞ 20대 총선 당선자 및 득표 현황 (14일 04시 30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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