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청문회

김장수 “10시쯤 대통령 위치 몰라 두 곳에 ‘침몰 중’ 서면보고”

조미덥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우왕좌왕한 청와대

“대통령 ‘세월호 유리창 깨서 구조’ 지시 안 해…내 착각”

김석균 전 해경청장 “10시30분 대통령 직접 통화 한 통”

노란 점퍼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의 3차 청문회에서 방청석에 앉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노란 점퍼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의 3차 청문회에서 방청석에 앉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의 14일 3차 청문회는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밝혀지리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월호 7시간’ 청문회]김장수 “10시쯤 대통령 위치 몰라 두 곳에 ‘침몰 중’ 서면보고”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69·현 주중대사·사진)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51) 등 증인들은 진실 규명보다 책임 회피와 말바꾸기에 급급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의 무너진 위기대응 시스템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사고 신고가 들어온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에야 박 대통령에게 서면보고했다. 김 전 실장은 “관저와 집무실 둘 다에 보냈다”며 “대통령 소재를 정확히 모를 때는 통상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당시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비서관이 집무실에서, 안봉근 비서관이 관저에서 각각 보고서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보고서 전달 방식에 대해선 “들고 뛰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갔다”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해경에는 전화로 보고하라고 재촉해 놓고, 정작 청와대는 서면으로 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이후 박 대통령과 7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면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건이 좋지 않았다. 안보실장이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데 대면보고하러 관저에 가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오후 1시13분 대통령에게 ‘총 370명을 구조했다’고 잘못 보고한 것을 두고는 정무수석과 해경청장에게 책임을 미뤘다.

결국 청와대가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분주하게 움직인 것은 세월호가 완전히 수면 아래로 잠긴 후인 오후 2시50분이었다.

김 전 실장은 “오후 2시50분에 전화로 대통령에게 이중 카운트로 (구조 인원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57분 대통령이 전화해 혼선을 질책했다. 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중대본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박 대통령이 오후 3시 중대본 방문을 지시하고 2시간15분이나 지나서야 방문한 것을 지적하며 “대통령 머리 손질에 (청와대 해명대로) 20분이 걸렸다면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머리 손질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하기 싫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유리창을 깨서라도 구하라고 지시했다”(11월28일 중국대사관 정례간담회)던 김 전 실장의 말은 2주 만에 청문회에서 뒤집혔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언제 지시했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추궁에 “난 들은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 그런 워딩이 없다고 한다. 제가 착각한 것인지 모르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는 오전 10시30분 김 전 청장에게 걸었던 전화 한 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청장은 “대통령이 전국의 특공대를 다 동원해서라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를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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