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인양 할거면서 왜 그리 긴 시간을 기다리게 했습니까?”
세월호 인양을 바라보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애통함과 원망, 그리움과 초조함이 한데 엉켜있었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선체가 보입니다. 기뻐해야 될지 슬퍼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이어 “세월호를 빨리 인양해달라고 3년을 울부 짖었습니다. 너무 허무하고 원망 스럽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3년간 지지부진 하던 인양 작업을 비판한 말이었다. 김씨는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얼마나 애통하고 있을까요. 미수습자 9명 모두 무탈하길 바랍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예은아빠’로 불리는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22일 트위터에 “세월호 인양을 직접 지켜보려 가족들이 출발했습니다. 2014년 4월16일에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서둘러 나섰던 그 길을 아홉분 미수습자들을 데려오려고 다시 갑니다. 두렵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들이 떠나고 차가운 분향소 예은이 앞에 섰습니다. 제발 오늘은 세월호를 인양하게 해달라고 염치 없는 부탁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100명 안팎의 유가족들은 22일 새벽 안산분향소 등에 모여 팽목항으로 향했으며 당일 오전 9시쯤 사고 해역에 도착해 인양 시도를 지켜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3반 故 정예진양의 어머니 박유신씨도 페이스북에 딸에 대한 그리움과 애통한 심정을 연이어 토로했다. 박씨는 23일 이른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아이들의 눈물인가 봅니다. 비가 내리는걸보니. 저도 눈물이나서 참을수가 없네요”라고 말했다. 박씨는 전날 오전에도 팽목항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딸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 미안해”라고 글을 올렸다.
단원고 2학년5반 故 박성호군의 큰누나 박보나씨도 페이스북에 세월호 인양을 바라보는 심정을 올렸다. 박씨는 22일 “기도해주세요. 모두 찾을 수 있길, 만날 수 있길”이라고 말하며 세월호 인양 현장을 바라보는 유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JTBC 기사를 공유했다. 23일에는 세월호 인양 비용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뜬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 또 돈돈하는 건가 싶었는데 국민들의 마음은 우리와 같은 마음인가보다”라고 말했다. 박씨가 안도한 것은 인양비용을 언급하는 기사들 중에 “내 세금, 이럴 때 쓰라고 낸 것” “이보다 의미 있는 일 없다”와 같은 시각에서 세월호 인양을 비용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을 비판한 기사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촌동생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뒤 팽목항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온 ‘팽목항 지킴이’ 김성훈씨도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인양 작업이 더딘 것에 애타는 마음을 표했다. 김씨는 23일에도 페이스북에 현장 상황을 사진과 글로 올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