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장서 무대로, 탈락 후보서 우승자로···‘더 팬’ 카더가든의 반전 인생

이유진 기자
2013년 데뷔한 가수 카더가든은 지난 9일 종영한 SBS <더 팬>에서 최종 우승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2013년 데뷔한 가수 카더가든은 지난 9일 종영한 SBS <더 팬>에서 최종 우승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입대를 했다. 2011년 제대한 뒤 인천의 한 고시원에 살며 돈이 된다는 일은 가리지 않고 했다. 콜센터부터 자동차 부품 공장까지 그가 거치지 않은 곳은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게임보다는 음악이 좋아서” 취미 삼아 작곡 프로그램을 만지며 곡을 만들었다. 음악이 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은 거의 다 챙겨봤”지만,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SBS <더 팬> 우승자 가수 카더가든(본명 차정원ㆍ29)의 얘기다.

지난 9일 종영한 SBS <더 팬>은 심사위원을 없애고 대중에게 모든 판단을 맡긴 신개념 오디션 예능이었다. 스타들이 추천한 ‘예비스타’들을 무대에 올리고, 대중의 선택으로 우승자를 결정했다. 가수 장혜진의 추천으로 <더 팬>에 출연한 카더가든은, 타이거 JK·윤미래 부부가 추천한 가수 비비와 결승까지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1등이라는 걸 해본 게 처음이라서 그냥 너무 좋았어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연희동에 있는 소극장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카더가든은 우승 소감을 묻자 수더분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트레이드마트인 ‘올빽 머리’에 정장차림을 하고 나타난 그는 “6개월 동안 하던 선곡 작업을 안 하니까 허전하다. 그것 때문에 버거웠던 적도 있는데”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날 카더가든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연희동의 한 소극장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카더가든이 인터뷰 직전 사진 촬영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연희동의 한 소극장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카더가든이 인터뷰 직전 사진 촬영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최종우승을 한 소감이 궁금하다.

“1등이라는 걸 해본 게 처음이라서 기분이 그냥 너무 좋았다. 끝난대로 아쉬움도 있는 것 같고. 허탈함도 있고. (프로그램을 위해) 늘 하던 선곡 작업을 안 하게 되니까. 그것 때문에 버거웠던 적도 있는데 막상 안 하려니 허무하기도 하다.”

-1라운드에서 탈락 후보가 됐을 때 “반드시 살아돌아와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뤄졌는데, 당시 어떤 근거가 있어서 했던 말인가.

“그 순간에 확신을 가지고 말을 했다고 하면 너무 거짓말이다. 좀 악에 받친 마음이 있었다. 당황스러워서 강한 척을 하고 싶었는지 ‘다시 돌아와서 1등 하겠다’는 말이 순간적으로 나왔던 거다.”

-1등을 한 번도 못 하다가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했다. 굉장히 극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저라면 저를 안 좋아했을 것 같다.(웃음) <더 팬> 프로그램 특성 덕분에 1등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서바이벌 성향이 더 강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저는 1등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적 자체가 보여주 듯 매 라운드에서 1등을 해본 적도 없고 최고점을 받아본 적도 없다. 다른 시스템이었다면 중간에 성적순으로 탈락이 됐었겠지. 그런데 <더 팬>은 오로지 팬 투표로만 이뤄지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한편으론 (무대에서) 실수를 했을 때 표가 나오는 걸 보고 더 죄송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지만, 참가자로서 <더 팬>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팬 마스터분들의 역할이 어떻게 보면 심사위원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그 분들에게 권한이 없다. 이것부터가 너무 다르다. 오로지 현장에 계신 팬분들의 표로만 참가자들의 앞길이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의 경우엔 생방송 투표 전까지는 결정권이 오롯이 심사위원들에게만 주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더 팬>은 출발부터 팬분들에게 거의 모든 권한이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다보니 팬 마스터분들도 지적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저를 비롯해 참가자들이 나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늘 선곡이 좀 아쉽다’ 이 정도 말고는 다들 팬 마스터분들께 응원을 많이 받았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엔 앞에 앉아계신 분들을 두려워 하는데, 저희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응원이 됐다.”

-<더 팬> 참가자들 중 개인적으로 팬이 된 사람이 있나.

“비비다. (경연) 내내 비비를 한 번이라도 이겨 보고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이겨본 적이 없다. 한 번 3인 1조 대결에서 제가 표를 많이 받은 적은 있는데, 그 라운드도 사실 비비가 실수를 해서 그런 거지 제가 잘해서 이겼다고 생각은 안 들었다. 부러웠다. 무대 위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본인이 준비해온 것 이상으로 매번 해내는 것을 보면서. 사실 그 친구도 (무대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있었을 거다. 그런데 비비의 말 중 인상 깊었던 말이 자기는 그 과정은 스트레스를 받는데, (무대에) 올라가면 (스트레스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을 때 부럽기도 하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비비와 결승무대에 섰다. 최종 라운드 끝나고 서로 무슨 말을 주고 받았나.

“일단 서로 너무 고생했다고 얘기했다. 비비 같은 경우는 결승전에서 다른 참가자이 ‘버터플라이’라는 노래 부르는 합동공연을 할 때 이미 울고 있었다. 그때 저도 울었는데, 서로 울었던 모습 얘기하면서 이런 저런 농담도 하면서 마무리도 잘 했던 것 같다.”

-프로그램 끝나고 참가자들끼리 연락은 하는지.

“(단체대화방이) 있어서 계속 연락도 하고 있다. 급하게 확 만나고 확 멀어지는 관계를 싫어한다. 이 친구들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씩 오래 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

-소속사 대표는 <더 팬> 출연을 반대했는데, 본인 의지가 굉장히 확고했다고 들었다.

“간단하고 솔직하게 더 인지도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음악 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오래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려면 더 많은 분들을 만나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프로그램 들어가면서는 생각이 좀 더 구체화됐다. 다양한 연령층이 (내 노래에) 공감해주시는 걸 보면서 이게 어떻게 보면 내가 음악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 연령층만 만족시키고 마니아층만 형성하는 것보다는 많은 분들께 공감을 좀 얻는 것이 결국은 나 스스로에게도,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조금만 더 유명해지고 싶어’ ‘조금 더 내 노래가 들렸으면 좋겠어’라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프로그램 하면서 제 목표나 바람들이 구체화되는 게 좋았다.”

지난 9일 방송한 SBS <더 팬> 최종회에서 카더가든이 우승을 차지했다. SBS 캡처

지난 9일 방송한 SBS <더 팬> 최종회에서 카더가든이 우승을 차지했다. SBS 캡처

-우승한 시점에서 보면 목표한 바가 어느정도 이뤄진 것 같은지.

“오히려 처음 목표했던 것에서 좀 멀어지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더 강해졌다. (인지도는) 예전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다. 식당 같은 델 가도 알아봐주시는 건 사실이니까. 오랫동안 원했던 일이지만, 이러한 관심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더 고민이다. 관심과 사랑은 다른데, 지금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사랑으로 돌리느냐를 연구를 하고 있다. 그걸 또 음악에 잘 반영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가수 장혜진이 <더 팬>에 추천을 했다. 사전에 연락 받은 바가 있었나.

“사전에 통지를 받지는 못했다. 첫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쯤에 연락을 받았다. 참가자들이 꽤 많았다. 오왠씨 같은 경우도 악동뮤지션 수현씨가 본인을 추천한지도 모르고 있었다. (첫 녹화) 당일날 누가 자기를 추천했는지 알게 된 참가자들도 있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렇기 때문에 더 부담감이 컸고, 한편으론 그래서 장혜진 선생님과 같이 준결승 무대에 서서 ‘톰보이’를 불렀을 때 (마음에) 더 확 와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연예인 팬 마스터들이 해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팬 마스터 네 분 다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씩 있다. 이상민 팬 마스터분의 경우엔 아버지 같은 느낌이 있었다. 유희열 선배님은 구체적으로 곡 구성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줬다. 프로그램 끝나고 종방연 때 ‘앞으로 너는 뒤는 없다. 앞으로 계속 가라’는 얘기도 해주셨다. 김이나 팬 마스터님은 진짜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셨는데, ‘정원씨, 음악 오래 했으면 좋겠다’ 그 말씀을 해주신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보아 팬 마스터분은 어떻게 보면 저하고 거리가 멀어보이는 분인데, 너무 친근하게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다. 나중에는 용주를 더 응원하는 것 같긴 했었는데.(웃음) 그래도 너무 감사했다.”

-카더가든 하면 자작곡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그대 나를 일으켜주면’ ‘투게더’ 등 서정적이면서도 일상을 담은 가사가 인상 깊은데, 작사 영감은 어떻게 얻나.

“영감을 얻고 이런 순간은 따로 없는데, 경험을 기반해서 (가사를) 적는 편이다. 아니면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 다른 사람이 본인이 겪은 얘기를 저한테 해주는데, 주제만 받아서 그걸 서술하듯이 써내는 가사도 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아무래도 감정선이 많이 들어가있는 가사들은 제 경험을 토대로 한 게 많다.”

-음악 한 길만을 걷는 다른 뮤지션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온 것 같다.

“단순하게 공부도 잘 못하고 그래서 대학을 못 갔다. 군대를 바로 갔다. 2011년 전역하자마자 어차피 내가 살아야 되는 인생이니까, 스스로 책임을 지자고 해서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했던 것 같다. 처음에 전역한 초반에는 잘 모르니까 아르바이트 위주로 일을 했다. 그 다음부터는 사무실 같은 곳에 취직했고 콜센터에서 일했던 적도 있다. 사무실 생활이 저랑 안 맞아서 그 다음부터는 단순노동이 더 맞겠다 싶어서 (자동차 부품) 공장에 다니기도 하고 건설현장에서 일해보기도 하고 그랬다.”

카더가든은 가수가 되기 전 콜센터, 자동차 부품 공장 등에서 일을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수의 꿈을 꾼 적이 없다. (나와) 전혀 동떨어진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카더가든은 가수가 되기 전 콜센터, 자동차 부품 공장 등에서 일을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수의 꿈을 꾼 적이 없다. (나와) 전혀 동떨어진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2013년에 가수로 데뷔했는데, 가수가 된 과정도 궁금하다.

“가수의 꿈을 꾼 적이 없다. (나와) 전혀 동떨어진 일이라 생각했다. 이건 제 성격이 드러나는 건데 급하게 급하게 결정을 잘 한다. 정말 중요한 일들도 고민을 길게 하지 않고 빨리 빨리 선택을 하는 편이다. 계기가 크게 있었던 건 아니고 일을 하며 작곡 프로그램 연습을 혼자했다. 과제하듯 프로젝트들이 쌓인 만큼 녹음도 하고 했는데, 그걸 예전에 첫 음반을 제작해주신 분이 우연히 들은 것이다. 그 분 역시도 급하게 저한테 음반을 내자고 하더라. 음반이란 게 이렇게 내면 내는 건가 싶었지만 ‘아, 그럼 알겠습니다’ 해서 정말 급하게 떠밀리 듯이 첫 음반이 나왔다. 사실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디지털 음원 시대이고 스트리밍 위주이다보니 저는 이 시스템에서 혜택을 본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예전처럼 LP시대이고 이랬으면 이렇게 음반을 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렇게 성격이랑 맞물려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다가 음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했다는 게 일반적으로 보이진 않는데.

“저는 게임 같은 건 취미가 없고 음악 프로그램 다루는 게 취미였다. 그게 좀 재밌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제가 (가수에) 뜻이 있었다면 이것과 관련된 일이라도 했을텐데 그런 뜻은 또 없으니 일은 일대로 하고 그랬다. 음악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뭘 알아보고 한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집에서 하는 취미 중 하나였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공부를 더 했다. (작곡) 프로그램 다루는 법에 대해서.”

-‘카더가든’이라는 활동명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카(Car)’는 ‘차’이고, ‘가든(garden)’은 ‘정원’. 차정원 본명을 재밌게 바꾼 거다. 혁오 밴드의 오혁군이 관심을 막 많이 표현하지는 않는데, 늘 저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예전 예명을 조금 더 키치하게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카더가든’이란 이름을 추천했고, 저도 너무 괜찮았다. 이미 예명을 바꾸고 싶었던 때라 별로 고민하지 않고 바꿨다.”

-2라운드에서 부른 크라잉넛의 ‘명동콜링’이 세대를 넘어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카더가든에게 ‘명동콜링’은 어떤 곡인가.

“일단 ‘명동콜링’이 수록된 크라잉넛 5집이 진짜 명반이다. 그래서 그 음반을 통째로 많이 들었다. ‘명동콜링’이란 노래는 사실 펑크록인데, 그렇게 강한 사운드들이 막 몰아치는데 가사 내용은 (서정적으로) 그렇게 나오는 데서 매력을 느꼈다. 사운드 클라우드(음악 유통플랫폼)를 열고 어떤 곡들을 업로드할까 고민하다가 한국 록 음악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편곡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좋아하는 라이프 앤 타임이나 파라솔 같은 밴드들의 곡들을 편곡하면서 명동콜링도 같이 편곡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를 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더 팬>에서도 부를 기회가 있으면 불러야겠다 생각했다. 탈락자 후보가 돼서 돌아왔을 때 제일 자신 있는 노래를 준비하고 싶었다. ‘명동콜링’ 음역대가 저한테 최적화가 돼 있다. 군데군데 수정을 하기도 했지만. 옥타브가 저한테 최적화 돼 있는 곡이어서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나.”

인터뷰 내내 카더가든은 솔직했다. 그는 “저라면 저를 안 좋아했을 것 같다. 만약 <더 팬>이 서바이벌 성향이 더 강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저는 1등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인터뷰 내내 카더가든은 솔직했다. 그는 “저라면 저를 안 좋아했을 것 같다. 만약 <더 팬>이 서바이벌 성향이 더 강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저는 1등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더 팬> 무대가 있나.

“‘명동콜링’을 부른 2라운드나 자작곡 ‘그대 나를 일으켜주면’을 부른 3라운드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무대 자체가 (머릿속에서) 싹 날아가버린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첫 번째 1라운드 무대와 마지막 결승전 같다.”

-그렇다면 가장 아쉬운 무대는 무엇인가.

“준결승 무대에서 ‘대기실’이란 자작곡을 불렀는데, 완전 망쳤다. 욕도 많이 먹었고, 후회도 됐다. 실제로 저는 (결승에) 임지민군이 올라가야 했다고 생각을 했다. 근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미안했다. 공평하게 연습시간이 주어지는데, 그 친구들은 열심히 준비를 해서 좋은 무대를 했다. 저는 연습부족일 수도 있고, 긴장을 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만족스러운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15명을 대표해서 3명이 남은 건데, 거기에 걸맞는 무대를 하지 못한 것 같아서 후회가 좀 됐다.”

-음색에 대한 칭찬이 많다. 본인 목소리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너무 쑥쓰러운 얘기다. 저도 사실 잘 모르겠는데, 아마 그런 것 같다. 보통 남성 솔로 가수분들보다 기본적으로 음역대가 좀 높다. 음역대가 높아서 쓸 수 있는 음들이 더 많고. 그러다보니 처음 딱 들었을 때 ‘괜찮다’라는 느낌이 탁 드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또 계속 듣다보면 지겨운 부분도 있다. 장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팬클럽 이름이 ‘정원초과’다. 마음에 드나.

“<더 팬>의 장점인데 팬분들하고 함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그런 구간들이 많았다. 온라인 팬미팅이라고 해서 유튜브 생방송을 하면서 (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팬클럽 이름을 공모했다. 오프라인 팬미팅 때도 가장 많이 얘기가 나온 게 ‘정원초과’였다. 오그라든다거나 너무 억지스러운 건 싫고, 재밌는 게 좋다. 항상 유쾌한 게 좋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고, 많은 분들이 괜찮아 하셔서 ‘정원초과’로 팬클럽 이름을 정했다.”

-앞으로 어떤 음악적 행보를 기대하면 좋을까.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더 팬>에 나가기 전과 후의 제 경험이나 팬분들을 대하는 마음은 당연히 많이 바뀌었겠지만, (음악에 대한) 태도는 비슷하게 갈 것이다. 어쨌든 스스로 납득이 되는 음악이어야 한다. 이제는 거기에 많은 연령층의 분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는 목표가 추가로 생겼으니까. 내가 납득이 되면서 많은 연령층의 분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그냥 좋은 음악을 만들자보다는, 분기별 목표를 가지고 좀 타이트하게 가고 싶다. <더 팬>이란 프로그램 통해서 저도 모르는 걸 알게 됐으니, 거기서 받은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서 음악에 반영시키고 싶다.”

-구체적인 2019년 활동계획은.

“우선 <더 팬> 톱5 콘서트가 3월2일에 있다. 이후엔 페스티벌이나 각종 공연들로, 단독 공연은 아니겠지만 찾아뵐 수 있을 때 꼭 찾아뵈려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3~4월에는 싱글 앨범이라도 꼭 발매를 하고 싶다.”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저를 탈락자 후보에서 건져 올려주신 것도 팬분들이고, 우승 시켜주신 것도 팬분들이라 생각한다.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고, 또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음악적으로는 당연하고. 삶을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좀 더 책임을 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정도 (사랑을) 받았으면 인터뷰에서 단순히 하는 말이라도, 올해는 좀 더 말 하나하나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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