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서도 못 봤던 장면”
누리꾼·각계 인사들 비판 글
“간언했더니 눈앞에서 치워”
과잉 경호 비난 목소리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지난 18일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사지를 들린 채 연행 당하듯 퇴장당한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에선 “독재정권에서도 못 봤던 장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강 의원은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한 뒤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진다”고 말하다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힌 채 끌려나갔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제2의 바이든-날리면 사태’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의원이 대통령 손을 놓지 않고 자기 쪽으로 약간 당겼다’고 주장했지만, 강 의원은 “가벼운 악수를 나누고 손을 놨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자 시민들은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며 진위 여부 확인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엑스(구 트위터)에 “‘날리면’ 국민 청각테스트에 이어 시각테스트 시전”이라고 쓰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신모씨(29)는 “강 의원의 발언이 행사 취지에 맞지 않더라도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게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이지 않나”라며 “입을 막고 끌어낼 정도로 위해를 끼쳤나 싶어 영상을 여러 개 찾아보고 10여 차례 돌려봤다”고 했다. 그는 강 의원과 윤 대통령이 악수하다가 손을 놓는 것이 정확히 나온 영상이 없더라고 했다.
신씨는 “외교부가 소송까지 대리했던 ‘바이든-날리면’ 때도 그렇고, 발언하고 악수한 대통령이 깔끔하게 밝히면 그만일 텐데 직접 나서지 않는 게 의아하다”라며 “행정력 낭비”라고 했다.
과잉 경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 누리꾼은 “간언했더니 눈앞에서 물리적으로 치워버리는 행위에 분노한다”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이런 식으로 대할 순 없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의 대표이기도 하다”라며 “대통령이 국회와 전북, 전주에 사과해야 하지 않나”라고 썼다. 19일 오후 3시 기준 엑스에는 ‘대통령 경호원(3만1664개 게시글)’ ‘대통령실(2만7984개 게시글)’이 트렌드에 올랐다.
각계 인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이송희일 감독은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한마디 했다고 경호원들이 입을 틀어막고 끌고 나간다. 독재정권 때도 못 봤던 장면”이라고 적었다. 박일환 시인은 “경호원이 제지해도 대통령이 그러지 말라고 말렸어야 한다”며 “웃으며 잘 참고하겠다는 정도의 말을 건네는 여유를 기대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었나”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