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 ‘빵이’ 안아보기 30일 대작전…엉뚱발랄 꼬마 ‘양희’의 실험은 성공할까

손버들 기자
[그림책]반려묘 ‘빵이’ 안아보기 30일 대작전…엉뚱발랄 꼬마 ‘양희’의 실험은 성공할까

고양이를 안는 법
슷카이 글·그림
창비 | 140쪽 | 1만5000원

여덟 살 노양희는 엉뚱발랄 꼬마 연구가다. 오빠가 애지중지 기르는 양파의 줄기를 자르다 엎어버리고, 물에 뜨는 신발이 있는지 궁금해 커다란 대야에 식구들 신발을 담가버려 살림하는 아빠의 일거리를 늘린다.

요즘 양희의 연구 대상은 반려묘 ‘빵이’. 빵이는 처음 본 사람에게도 잘 안기는 살가운 고양이인데, 유독 양희에게만 안기지 않는다. 양희는 빵이를 좋아하는데, 빵이는 왜 양희에게 데면데면한 걸까. 곰곰 생각해 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빵이의 마음. 양희는 ‘30일간의 고양이 안기 대작전’에 돌입한다.

첫번째 실험은 빵이가 제일 좋아하는 아빠로 변신하기. 얼굴에 수염을 그리고 아빠 옷을 입고 아빠가 자주 앉는 소파 앞에 눕는다. 어? 살금살금 빵이가 다가온다. 빵이가 양희를 본다. 본다! 그냥 본다. 그리고 돌아선다. 실패다. 아빠는 양희에게 빵이가 좋아하는 걸 해주라고 조언한다.

<고양이를 안는 법> 110-111쪽.

<고양이를 안는 법> 110-111쪽.

높은 곳과 상자 속을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상자로 변신해보지만 실패.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향을 모아 ‘반했다냥 향수’를 만들어 온몸에 뿌렸더니, 빵이를 제외한 동네 고양이들만 바글바글 모여서 실패. 물고기인형·깜짝 선물로 변신하기 실패. 음악 시간 실패. 고무공 놀이 실패. 한글 가르치기 실패. 놀라게 하지 않기 실패. 이름이 ‘노’양희라서 그런가? ‘네’양희로 바꾸지만 실패.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기 실패. 텔레파시 보내기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양희는 비둘기 기사님을 타고 고양이 별 ‘긁긁동산’에 살고 있는 빵이 엄마를 찾아간다. 언제나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엄마처럼, 빵이 엄마도 빵이의 마음을 알지 않을까 싶어서다. 빵이 엄마는 빵이의 마음은 알려주지 않고 “엄마가 빵이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달라고만 한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실험 30일째. 양희는 빵이 안기 도전은 대실패라고, 빵이는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며 잠이 든다. 하지만 30일에 하루가 더 있는 5월처럼,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다음날 양희의 실험은 대성공을 거둔다.

전생과 달나라까지 넘나드는 아이의 능청스러운 상상을 키득키득 읽다 보면 만화는 순식간에 끝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양희의 실험에서 도출한 ‘사랑의 성립조건’은 다음과 같다. ‘내 사랑을 받아줘’ 강요하지 않기. 내 감정만큼 상대방의 감정 존중하기. 마음이 통할 때까지 방법을 찾아보기. 그리고 이 ‘조건들’을 잊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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