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겨냥 ‘아이돌 뮤지컬’ 블루오션 될까

김희연기자

빅뱅 멤버 주연 ‘샤우팅’ 예매 불티

대형 연예기획사들도 속속 뛰어들어

준비 안된 스타 출연엔 비판적 시각도

‘저는 고1 학생이고요. 공부 열심히 해서 기말고사 성적 잘 받아 부모님께 돈 받아서 가려는데 티켓은 어떻게…’ ‘저는 뮤지컬 같은 걸 안봐서 모르는데, 현장에선 안 팔고 꼭 티켓팅해서 보러 가는 건가요?’

10대 겨냥 ‘아이돌 뮤지컬’ 블루오션 될까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와 대성이 주연으로 함께 나오는 창작뮤지컬 <샤우팅>의 공연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10대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뮤지컬을 본 적이 없는 초보 관객들이다.

<샤우팅>은 10대 관객을 겨냥한 뮤지컬이다.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 주요 관객=20, 30대 여성’ 공식이 깨지고 10대가 새로운 관객층으로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대 겨냥한 ‘아이돌 뮤지컬’ 도래

승리와 대성은 각기 뮤지컬 <소나기>와 <캣츠>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히트곡을 내세워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정면으로 들고 나오기는 처음이다. 빅뱅이 일본 활동을 시작해 승리와 대성은 일본을 오고가며 연습할 예정이다. 작품 제작은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드는 뮤지컬 대형제작사 설앤컴퍼니가 손잡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고, 설앤컴퍼니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는 10대 관객을 뮤지컬로 끌어올 수 있는 기회다.

일단 출발은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18일 1차 티켓오픈에서 티켓링크 서버는 예매자들이 몰려 30분 전부터 다운됐다. 통상 뮤지컬의 티켓오픈은 직장인들이 한숨 돌리고 여유를 찾는 오후 2시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샤우팅>은 10대 관객층을 고려해 저녁 8시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날 밤 11시 기준 3267장이 팔렸다.

그룹 빅뱅의 승리가 주연을 맡은 창작뮤지컬 <소나기>(2008년)는 10대가 뮤지컬의 새로운 관객층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그룹 빅뱅의 승리가 주연을 맡은 창작뮤지컬 <소나기>(2008년)는 10대가 뮤지컬의 새로운 관객층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홍보대행사 포아는 “오픈 후에도 상당시간 다운됐지만 밤 11시까지 1차 티켓오픈의 전체 물량 중 30%가 팔렸고 R석(8만8000원)이 많았다”고 밝혔다.

아이돌 스타의 출연이 뮤지컬 흥행으로 이어지는 선례는 <소나기> 때 확인됐다. 승리가 주연을 맡은 2008년 공연 당시 유료객석점유율 86.2%를 기록하며 서울시뮤지컬단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올해 같은 작품에서 FT아일랜드의 이재진이 출연했을 때도 83%를 기록했다. 서울시뮤지컬단 박향미씨는 “10대도 많았지만 그들 부모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뮤지컬계에서는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이 10대 관객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대 관객 유입을 내세워 스타마케팅도 노골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좀더 폭발력있는 스타들의 참여로 10대까지 관객층을 넓혀야 한다”면서 “기존의 뮤지컬 스타들은 티켓파워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스타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뮤지컬계 뛰어들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이 소속돼있는 SM엔터테인먼트 역시 뮤지컬 제작에 적극적이다. SM은 10대 관객의 뮤지컬 유입을 위한 ‘내 생애 최초의 뮤지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뮤지컬 전문회사 SM아트컴퍼니를 따로 설립했을 정도다.

장준원 SM아트컴퍼니 이사는 “현재 1~3년 내에 순차적으로 4편의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지난 2월 작업을 시작한 창작 대작 한편은 현재 음악을 추리고 있고 시놉시스팀을 이수만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녀시대, 동방신기 멤버 가운데 뮤지컬 데뷔를 희망하는 가수들이 있고 회사도 이들의 의사를 가장 우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준비 안된 아이돌 스타’들의 진출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슈퍼주니어의 강인, 김희철이 주연으로 나온 뮤지컬 <제너두>는 객석점유율(초대포함) 54%로 저조했다. 흥행과 작품성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신문방송학)는 “10대 관객을 유인하려는 것은 지금 세계적인 트렌드로 스타마케팅 또한 필연적”이라면서 “그러나 무대는 배우가 올인해 진검승부해야 하는 곳으로 티켓값에 상응하는 만족을 주지 못하면 그 어떤 대스타가 나오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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