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케이지 프리' 선언, 10년 이내 닭장서 생산한 달걀 퇴출

김기범 기자

스타벅스 코리아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모든 달걀을 좁은 닭장에 가두지 않은 상태의 닭에서 생산한 달걀로 교체한다.

동물자유연대는 국내 최대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 코리아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케이지 프리(Cage Free)’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양해각서에 따라 스타벅스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자사에서 사용되는 모든 달걀(알달걀 및 액란)을 케이지에 가두지 않은 환경에서 생산한 달걀로 교체하게 된다. 스타벅스와 동물자유연대는 반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했다. 케이지 프리 선언은 닭을 A4용지보다 작은 닭장 안에 가둬두고 평생 계란만 생산하게 하는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계란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스타벅스 측이 양해각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할 경우 매년 약 4만7000마리의 닭이 비좁은 닭장을 벗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많은 산란계들의 복지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스타벅스의 월간 사용 달걀 개수를 기반으로 동물자유연대가 추산한 수치다. 스타벅스는 현재 케익류, 샌드위치류, 식사류 등 제품에 달걀을 사용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와 스타벅스는 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에 걸쳐 의견교환을 했다. 스타벅스는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 문제로 케이지 프리를 실시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으나 산란계의 고통과 동물복지 증진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동물자유연대와 이번 합의를 이뤄냈다. 동물자유연대는 스타벅스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화에 임했으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룸으로써 기업과 NGO간 협력에 모범적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지난 5월 스타벅스는 동물복지농장에서 생산된 유정란을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선언이 동종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선언에 따라 다른 커피 브랜드들도 소비자들의 케이지 프리 요구를 계속해서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경우도 처음에는 다수 기업들이 케이지 프리 선언에 소극적이었지만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업체가 2017년 250여개에서, 2018년 300여개, 2019년 431개(10월 말 현재)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동물복지를 위한 선택에 박수를 보내며,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이행과정 등을 확인하고 시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다른 기업들도 산란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에 함께 하도록 기업 대상의 케이지 프리 캠페인을 더욱 활발히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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