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전의 베트남 석탄화력 사업, 마이너스 수익 예상”

김한솔 기자

민주당 김성환 의원실 자료

“사업비·투자비 과소 책정

환경설비 추가 설치 예상”

한전 “사업성 있음 결과 나와”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후위기 비상행동 회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자회견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21대 국회가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채택하고 기후재난 대응정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후위기 비상행동 회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자회견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21대 국회가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채택하고 기후재난 대응정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대규모 지분 투자를 계획 중인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이 ‘적자’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총사업비와 투자비가 과소 책정됐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설비 추가 설치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은 KDI에서 작성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 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붕앙2는 한전 등이 베트남 하띤성 지역에 건설을 추진 중인 1200㎿ 석탄화력발전소다. 사업비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은 홍콩 전력회사인 중화전력공사(CLP)로부터 지분 40%(약 2200억원)를 인수해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CLP에 개발 프리미엄 명목으로 3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붕앙2 사업에 들어가는 지출 비용과 향후 수입을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사업 가치가 ‘마이너스 7900만달러’라고 분석했다. 한전이 제시한 총사업비와 총투자비를 항목별로 검토한 결과 한전 계획보다 각각 8300만달러, 2억1700만달러를 더 지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한전이 제시한 사업비는 세부항목이 제시돼 있지 않고 아직 사업 전체에 대한 실사를 수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수수료 등의 비용이 누락돼 있는지, 기자재비 등 공사비의 주요 항목의 협의가 완료됐는지 등의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사업비의 세부항목 및 항목별 산정 근거가 제출 자료마다 동일하지 않았다”며 “(별도의) 자문사 등을 통한 사업비 및 수익성 검토는 수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환경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환경설비 추가 설치로 인한 수익성 하락 우려도 제기됐다. KDI는 “붕앙2 사업부지 옆에 위치하고 있는 붕앙1 발전소에도 저탄장(석탄 저장소) 덮개가 설치되어 있으나, 해당 설비들이 (본사업) 사업계획안에 누락돼 있어 반영했다”고 밝혔다.

사업 예정지가 현지 주민들의 주거지와 인접해, 공사 및 운영 기간 동안 토지보상과 환경보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붕앙2 사업을 한전은 더 이상 추진해선 안 된다”며 “경제성이 없어 전 세계 투자자들이 탈출하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한전이 떠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이미 해외 투자자들이 앞다퉈 손을 떼왔다. CLP도 투자 철회를 발표하며 석탄발전 대신 ‘탈탄소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탠더드차터드와 싱가포르 OCBC은행, 싱가포르 DBS은행도 줄줄이 투자를 철회했다.

한전이 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40%), 주고쿠(20%) 등과 함께 사업주가 된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최근 주요 은행들이 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선언하는 등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한전은 “최종 결과가 ‘사업성 있음’인 0.523으로 나와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1점 만점의 예타조사에서 0.45~0.55에 해당하는 점수는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한전은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에 왜 매달리는지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