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반등했지만 제조업은 하락세, 경기 전망도 '먹구름'

박상영 기자
서울 한 식당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식당가의 모습. 연합뉴스.

내수와 제조업 경기가 큰 온도차를 보이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늘면서 9월 산업생산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제조업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공급망 병목현상이 국내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9월 산업생산지수는 113.1로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6월 1.6% 증가에서 7월 -0.7%, 8월 -0.2%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가 9월 석 달 만에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1.3% 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사적모임 제한 완화 및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숙박·음식점(10.9%) 등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입 증가, 백신접종 확대 등으로 화물 및 여객 운송, 창고·운송관련 서비스 생산도 4.5% 늘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2.5%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백신접종 확대, 거리 두기 조치 완화 등으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등 비내구재(3.8%), 의복 등 준내구재(5.1%) 판매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자동차 등 운송장비(-2.7%) 투자가 줄며 전월대비 1.0%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호조 등으로 경기가 두 달 연속 주춤하는 데서 벗어나 다시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의 부정적 영향이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9월 광공업 생산은 0.8% 줄며 두 달 연속 주춤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9.8%) 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8월에 7.7%포인트나 뛰었던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등에서 재고가 늘며 9월에도 1.1%포인트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경기수축 국면에서는 출하하지 못한 재고가 쌓이면서 재고율이 상승한다. 통계청은 “지나치게 낮았던 재고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상황인 만큼 아직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수행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빠른 백신접종 진행, 정책효과 등이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며 내수 반등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 등 내수 관련 지표는 반등 했지만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재고율이 늘고 경제심리지수는 뒷걸음질쳤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에 1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은 요인들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경기회복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2%로 직전 2분기 6.7%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와 공급 차질 이외에도 경기부양책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이 경기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행도 28일 ‘경제·물가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 위축 등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4%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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