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증시도 얼렸다

정원식 기자

코스피 2839로 마감, 연중 최저

지표 악화에 ‘공급망 병목’ 겹쳐

코스피가 30일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2840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활동 지표 악화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공급망 병목 지속 우려 표명 등까지 맞물리면서 증시가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0.31포인트(2.42%) 급락한 2839.01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900선이 깨지기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대장주 삼성전자(-1.38%), SK하이닉스(-1.72%), 네이버(-1.42%)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26.71포인트(2.69%) 급락한 965.63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견된 독일·네덜란드에서 입국한 이들이 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전환한 뒤, 장 후반에는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기존 백신의 새 변이에 대한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냈다는 소식에 낙폭이 커졌다. 10월 전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9% 줄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발표 역시 시장 심리에 악재가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공급망 병목 장기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상황에서 산업활동 지표가 부진했고, 국내 위드 코로나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제조업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앞으로 일상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이익이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 없이는 국내 증시의 부진 국면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코스피가 평가가치상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약 1∼2주간은 오미크론 변이와 계속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전염병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지속성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900선 붕괴 이후 향후 코스피의 1차 저지선을 2700대 후반~2800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1원 내린 달러당 1187.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3원 내린 1191.7원에 출발하자마자 하락세를 보인 뒤 1187원 안팎을 오르내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미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오미크론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는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를 낮춘 점도 신흥국 시장으로선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 불안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채권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5%포인트 내린 연 1.799%에 장을 마치며 지난 10월15일(연 1.795%)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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