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키지 줄줄이 취소…‘오미크론 공포’ 덮친 여행·항공업

김은성 기자
<b>다시 한산해진 출국장</b>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한 승객이 발권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다시 한산해진 출국장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한 승객이 발권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위드 코로나’ 날개 못 펴고 긴장
다음주 출발 상품, 인원 미달 환불
“코로나 확산에 이미 예약도 둔화”
면세업, 타 온라인몰 입점 등 변화
일본 국경 폐쇄로 LCC ‘2차 타격’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주요국이 국경 폐쇄에 나서면서 기지개를 켜는 듯했던 한국 여행·항공업계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여행사에서는 유럽여행 상품이 취소되고, 항공사는 국제선 노선이 감축될 위기에 놓였다. 면세업계는 타사 온라인몰을 통해 판로 확대에 나섰지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사업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

3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여행 패키지 상품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고객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서는 다음주 출발하는 일부 유럽여행 상품 패키지가 취소됐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고객의 취소로 출발 인원수가 미달되는 일부 패키지 상품이 취소돼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세 등을 지켜보며 현지 여행사 등과 여행상품 조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여행사들과 함께 유럽여행 상품을 팔았던 홈쇼핑과 e커머스 등은 해당 상품을 내렸고, 예약판매를 한 홈쇼핑은 판매를 확정하는 해피콜 과정에서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여행상품권 판매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객들이 무격리로 입국 가능한 국가는 약 30개국 정도로 그중 20곳이 유럽지역이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 국가도 방심할 수 없다. 싱가포르와 사이판이 한국과 트래블버블을 맺었다.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오면 입국제한 등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를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규모 취소가 나오진 않았지만 오미크론이 확인되기 전에도 국내외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미 신규예약이 둔화되는 추세였다”며 “앞으로도 변이가 나올 수 있어 해외여행이 정상화 단계로 진입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안전을 방점에 둔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34일 만에 첫 외국인(싱가포르) 단체관광객을 받고 들떴던 면세업계도 영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자체 온라인몰에서만 면세품을 선보이던 전략을 깨고 쿠팡과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 SSF숍, 편의점 CU 애플리케이션(앱) 등 외부 온라인몰에 입점해 재고물량을 팔고, 경쟁사인 중국 면세점과 협업을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올해 12월까지 예정된 공항시설사용료 감면을 연장하고 면세 한도와 구매를 상향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뿐 아니라 여행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기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땜질 대책이 아닌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항공사들은 국제선을 신규 운항하기보다 운항 중인 기존 노선을 중심으로 증편할 예정이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적으로 번질 경우 기존 국제선 노선이 중단되거나 감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적자 늪에 빠진 저가항공사(LCC)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형 항공사는 지난 2년간 화물수송으로 수익을 냈지만, LCC는 여객이 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LCC업계는 국내선 운항 확대를 위해 ‘출혈경쟁’을 벌인 데다, 주요 노선이었던 일본마저 외국인 입국을 차단해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CC 관계자는 “워낙 상황이 안 좋아 더 큰 피해가 나올 것도 없다”며 “여행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오미크론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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