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오미크론'..성장률 하향 조정되나

박상영 기자
서울 종로구 식당가.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식당가.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공급망 차질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회복세를 보였던 내수마저 거리두기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반면 백신 부스터샷 접종 등 발빠른 대응으로 제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도 나온다.

5일 관계 부처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계획이다. 올해 한국경제가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정부도 이달 말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소폭 낮추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3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률과 4분기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방역 강화 등으로 4%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제조업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104.4%였던 제조업 재고율은 10월에 121.0%를 기록하며 넉 달 만에 약 16%포인트나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경기수축 국면에서는 출하하지 못한 재고가 쌓이면서 재고율이 상승한다. 특히 반도체 제고는 전월 대비 31.6%나 늘었다. 오재명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가격 조정으로 일시적인 출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출하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점차 생산도 감소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완화된 거리두기 제한 조치로 내수가 살아났지만 오미크론의 국내 상륙으로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 ‘경기 하강 신호 속 오미크론 발 경착륙 리스크 직면’을 통해 “코로나19의 겨울 대유행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시기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악화되거나 ‘위드 코로나’ 정책이 후퇴할 경우 또 다른 경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4.6%)보다 0.4%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한데 이어 4일(현지시간)에는 소비와 물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4분기 미국 성장률을 3.3%에서 2.9%로 0.4%포인트 낮췄다. 조지프 브릭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활동 재개를 지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해 “10월 세계 성장 전망을 다소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물가 고공행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델타 변이 유행 때에도 감염 우려로 아시아의 주요 생산기지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가 상품 부문에 쏠리며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됐다. 최근 해상운임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물류차질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 감염 우려가 커지면 병목 현상 재연이 불가피하다.

반면 글로벌 경기가 내년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향후 감염병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면서도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 선진국의 부스터 샷, 신흥국의 백신 접종률 상승세 등에 힘입어 방역 강도는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생산의 정상화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내년이면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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