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상승 “예상보다 더 세다”···연준 3월 0.5%포인트 올리나

이윤주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새해 들어 미국의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가팔라졌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는 반응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물가 대응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장 오는 3월 연준이 한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7.5% 올랐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대폭의 상승으로, 전월 상승폭(7.0%)은 물론 시장 전망치(7.3%)를 모두 웃돌았다.

자동차, 에너지, 식료품 등 전방위 품목에서 물가상승이 이어졌다. 중고차 가격이 1년 전보다 40.5% 급등했고,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에너지 가격도 27%나 올랐다. 주거비(4.4%), 식료품(7.0%) 등도 뛰었고, 미국 내 임금상승세도 강해지면서 서비스(4.1%) 물가도 크게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1월 근원물가도 전월보다 0.6%, 전년 동월 대비로는 6.0% 올라 시장 전망치를 넘었다. 기조적으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향후 공급망 충격이 완화되면서 상품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수는 있으나 임금 상승에 큰 영향을 받는 서비스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기존의 상승세가 큰 폭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강한 임금상승세가 올해의 핵심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위험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물가 상승압력이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향후 연준 행보에 쏠리는 관심이 더 커졌다. 물가 대응을 위해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3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시장에선 한번에 0.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2000년대 들어 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경험이 없다. 투자은행(IB) 중에서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 노무라 등은 3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 같은 일시적 요인 외에도 물가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글로벌 고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면서 “연준의 3월 금리인상폭과 관련된 논란 역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준 내부에서도 강한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1일까지 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3·5·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 한 번은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니 우리는 훨씬 더 민첩해져야 하고 데이터에 더 잘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세계적으로 물가오름세가 강해지고 연준의 긴축 행보도 가시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1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부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예상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져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라면서 “관련 부서는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필요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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