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껑충’ 뛰는 물가 …전문가들 “6월에 6% 넘길 수도”

이창준 기자

우크라 사태·중국 봉쇄 여파 당초 정부 전망 ‘3%’ 깨져

전문가들 “금리 인상 속도를…공공요금 동결 등 검토도”

<b>장보기 무섭네</b>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된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장보기 무섭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된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1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도 이달부터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정부는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까지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을 전후로 물가 상승률이 6%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비 4.8%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물가는 상반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 들어 둔화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 흐름이 유지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역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상반기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자고 나면 ‘껑충’ 뛰는 물가 …전문가들 “6월에 6% 넘길 수도”

그러나 변수들이 생겼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되면서 공급망 차질 상황이 고착화됐다. 중국도 코로나19로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물류가 막혔다. 반면 국내 소비심리는 엔데믹이 가까워 오면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공급 축소에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물가 상승은 하반기까지 지속될 기세다. 통계청은 “당분간 석유류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방역조치가 사실상 해제됐고 소비심리도 괜찮아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도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106.85, 2020년=100)가 더 상승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 해도 올해 물가 상승률은 3.9%에 이르게 된다. 현재 수준 물가지수가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 연간 4%대 상승률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가 3.1%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한국은행도 이날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4%가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는 6월을 전후로 물가 상승률이 최고치에 달하면서 월간 상승률이 6%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미 오른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가격도 상승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극단적인 경우는 6%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도 “공급망 차질이나 코로나19 영향 등을 생각하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제적인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나마 물가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필요한 것 빼고는 지출을 줄여나가고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 속도를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공공요금 동결이나 담합 규제 등 조금이라도 물가가 천천히 오를 수 있도록 공공부문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