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충격’에 금융시장 휘청

박채영·이호준 기자

미, 41년 만에 최고 물가 상승…‘인플레 정점’ 기대 꺾이며 긴축 예고

코스피 3.5% 급락에 환율 15원 올라 1284원…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b>블랙 먼데이</b> 코스피가 미국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2504.51로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블랙 먼데이 코스피가 미국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2504.51로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미국 물가 충격이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가 ‘검은 월요일’에 빠졌다.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기대가 꺾이고 고물가와 강도 높은 긴축의 고통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표로 확인되면서다. 코스피는 3% 넘게 하락해 연저점을 다시 썼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0원 가까이 상승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13일(2493.97)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저점(2546.80)도 경신했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41.09포인트(-4.72%) 떨어진 828.77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006억원, 218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686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해 일본 닛케이(-3.01%), 홍콩 항셍(-3.39%)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1원 오른 달러당 1284.0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0원 가까이 오른 1288.9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오후에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체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39%포인트 오른 연 3.514%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약 10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시장이 요동친 것은 미국의 5월 물가상승률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기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대응을 위해 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금융시장을 더 위축시켰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다”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준은 고물가에 따른 혹독한 비용을 치르지 않기 위해 이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도 통화긴축에 몰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필요하면 관계기관 공조하에 즉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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