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석달 남았는데…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벌써 5% 근접

박효재 기자
주요 시중은행 현금입출금기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 현금입출금기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증가율 관리목표 5~6%대에 이미 바짝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은행에 가계대출 조이기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지만 집값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대출 규모 자체가 늘면서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큰 폭 올리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불과 2주 만에 0.3%포인트 가량 뛰었다.

22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자료를 종합하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701조5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 대비 31조4141억원(4.69%) 늘어난 규모다. 아직 목표치 안에 있지만 연말까지 여전히 1개 분기가 남아있고,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최근 가팔라지면서 대출 총량 관리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8월 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3조5068억원 늘었는데,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8월 증가분의 79%인 2조7531억원이 늘어난 상태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135조6500억원으로 작년 말(126조3322억원) 대비 7.4% 늘어 이미 연간 증가율 관리한도를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최근 증가율 5%를 넘어섰다. 이어 국민은행(4.37%), 우리은행(3.9%), 신한은행(2.83%) 순으로 한도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전반적인 주택 가격 및 전세가 상승을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의 증가율이 가팔랐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올해 들어 4.54%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전세대출은 14.74%나 급증했다. 올해 5대 은행에서 늘어난 가계대출 중 약 절반(15조5124억원)이 전세대출 증가분이었다.

은행들은 연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잇따라 극약처방을 꺼내들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대출, 아파트집단대출 등 신규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주담대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운용 기준을 기존 100~120% 이내에서 70% 이내로 대폭 낮췄다. 전세자금대출 중 생활안정자금대출의 DSR 기준도 100% 이내에서 70% 이내로 내렸다.

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금리를 높여 대출 수요를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961∼4.52% 수준이다. 2주 전인 이달 3일(2.80∼4.30%)과 비교해 하단과 상단이 각 0.161%포인트, 0.2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불과 약 열흘 사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0.3%포인트나 올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금융당국이 대출규제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대출 여력이 있는 은행들로 대출이 쏠린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대출에 대한 저항감이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이어서, 연간 목표치를 맞추려면 우대금리나 DSR 비율을 축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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