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하나에 카톡 2개 쓴다? …9월 e심 도입 이런 게 달라져요

이윤정 기자
기존 유심 모델들과 e심(오른쪽).  도이치텔레콤 제공·연합뉴스

기존 유심 모델들과 e심(오른쪽). 도이치텔레콤 제공·연합뉴스

다음달부터 국내 스마트폰에 e심(SIM·가입자식별모듈) 서비스가 지원된다. 기존 유심과 e심을 같이 사용하는 ‘듀얼심’이 적용돼 스마트폰 1대로 2개 번호를 쓰는 것이 가능해진다. 삼성 갤럭시 신작 스마트폰에서는 카카오톡 계정도 2개 쓸 수 있다. 18일 이동통신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의 자문을 받아 e심 도입 이후 바뀌는 부분을 정리했다.

e심, 유심과의 차이점은


e심(embedded SIM)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하드웨어 칩이다. 유심과 e심은 모두 가입자의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가입자식별모듈’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유심은 휴대전화기의 유심 슬롯에 넣고 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e심은 이와 달리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다. 가로 6mm, 세로 5mm 크기의 e심 하드웨어의 크기는 유심 중 가장 작은 나노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통신사는 유심에 통신사의 프로파일(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넣어놓고 판매해왔다. e심이 도입되면 스마트폰 내에 장착된 e심에 사용자가 통신사 프로파일을 직접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면 된다.

e심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이용하려는 통신사에 개통 신청을 하면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 프로파일을 다운받아 e심에 저장하면 된다. e심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구매비용(7700~8800원)보다 저렴하다. 석태영 LG유플러스 모바일디바이스개발팀장은 지난 17일 e심 관련 설명회에서 LG유플러스 프로파일을 e심에 다운로드하는 것을 시연하고 기본 개념과 적용 방안을 설명했다. 석 팀장은 “스마트폰을 교체할 경우 유심은 물리적 교체가 필요하지만, e심은 새 스마트폰에 프로파일을 다운로드만 하면 된다”면서 “다만 폰을 변경하거나 실수로 프로파일을 삭제해 e심에 다시 내려받는 경우 과금 여부는 업계에서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폰 2번호 시대 열린다


e심이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전세계 69개국에서 e심을 사용하고 있다. 영토가 큰 미국은 통신사마다 지역별로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2018년 10월 가장 먼저 e심을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e심 도입 요구가 커지자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e심’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통신사·제조사 등과 함께 ‘e심 협의체’를 마련해 제도·기술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e심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e심과 유심에 각각 다른 번호를 받으면 업무용과 개인용도로 번호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e심과 유심으로 각각 다른 통신사나 알뜰폰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도 있다. 다만 명의자가 다를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하다. LG유플러스는 “듀얼심을 쓰면 특정 사업자의 망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통신망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사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심 지원 단말·전용 요금제 제한적


다음달부터 e심이 지원되지만, 당장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애플 아이폰XS·11·12·13 시리즈,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Z플립4·Z폴드4만 e심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따라 카카오톡 계정도 2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동일한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을 2개 내려 받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 iOS를 쓰는 아이폰의 경우에는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메신저 앱은 하나만 설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하나의 아이폰에서 2개의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심 전용요금제는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선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유일하게 e심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KCT는 자사 알뜰폰 브랜드인 티플러스를 통해 총 14개의 e심 요금제를 두고 있다. 음성 100분·문자 100건 제공하는 e심 표준 요금제 기준 2900원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현재 별도의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5G/LTE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듀얼심을 사용하는 경우 할인혜택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되는 혜택으로, 유심 또는 e심 하나의 번호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선택약정 할인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두 개의 번호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e심을 이용하더라도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한 이용자가 듀얼심을 이용해도 무선-무선 결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많지 않아 당장 e심을 사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5G 중간요금제, e심 도입 등으로 통신사들의 요금 정책이 다양해지면 소비자 선택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심을 지원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Z폴드4.

e심을 지원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Z폴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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