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경기도에서 귤이 나오다니

최인진 기자

‘귤 = 제주’ 공식은 옛말

용인·평택 등 8곳서 재배

체험학습 장소로도 각광

경기 용인시의 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지난 5일 인근 감귤체험농장을 찾아 귤을 따보고 있다.  용인시 제공

경기 용인시의 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지난 5일 인근 감귤체험농장을 찾아 귤을 따보고 있다. 용인시 제공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감귤체험농장 ‘팜앤트리’. 비닐하우스 농장을 찾은 아이들이 감귤나무를 심은 고랑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귤을 따고 있었다. 직접 딴 귤을 손에 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감귤나무 사이사이에 있는 레몬, 파파야 등 열대 과실 나무도 눈길을 끌었다. 이곳 3900㎡ 규모의 감귤체험농장에 설치된 미니화원과 방문객을 위한 쉼터 그리고 수제귤청을 만들 수 있는 공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송정희 깨끔발어린이집 원장은 “멀리 가지 않고도 아이들이 직접 감귤나무를 보고 열매가 어떻게 열리는지 관찰할 수 있어 체험학습을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농장주 김경태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확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바람에 조만간 과실이 소진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귤=제주도’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제주도를 포함해 따뜻한 남쪽 지방의 특산품인 귤을 기후변화 등으로 재배지가 점차 북상하면서 경기도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은 경기지역 8개 시·군 25개 농가에서 감귤류를 재배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광주 10곳, 평택 5곳, 안성 4곳 등 남부지역 뿐만 아니라 파주 등 북부지역에서도 한라봉, 황금향, 레드향 등 다양한 감귤류가 재배되고 있다.

경기 광주시는 2018~2019년 ‘감귤 재배단지 조성 시범사업’을 통해 감귤류 재배에 적극 나섰다. 이를 통해 감귤 신품종 확대 보급, 재배 환경 시스템 지원, 농가 맞춤형 컨설팅 등을 통해 안정적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재배 중인 감귤은 ‘하례조생’ 품종이 대부분으로,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경기도 내 감귤류 재배 면적은 6.54㏊로 전국 대비 0.03%에 불과하다. 전국 전체 면적 21.18㏊ 가운데 99.4%를 차지하는 제주도와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재배 형태도 하우스로, 제주도처럼 노지가 아니다. 봄·여름에는 차광시설·환기팬 등으로 30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고, 겨울에는 냉해 예방을 위해 전열 온풍기 등 보온 장치로 1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경기지역에서 생산되는 감귤류는 일교차 등 기후여건이 좋아 제주도 감귤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하우스 등 난방시설을 갖춘 화훼농가들이 감귤로 작목 전환을 고려 중이어서 앞으로 감귤 농가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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