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모·삼촌이 아이 봐줘도 ‘돌봄수당’ 월 30만원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

내년부터 4촌 이내 친·인척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
지원 기간은 최대 12개월
카시트 장착된 택시도 운영

서울에서 36개월 이하 영아를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에게 맡기는 경우 아이 1명당 월 30만원 돌봄수당이 지원된다. 기존 여성우선주차장은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차량 등을 위한 ‘가족우선주차장’으로 바뀌며, 카시트가 장착된 ‘서울엄마아빠택시’도 운영된다. 육아휴직 급여와는 별도의 ‘엄마아빠 육아휴직 장려금’도 내년부터 연간 최대 120만원 지원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엄마와 아빠 등 양육자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 처음 내놓은 종합계획이다.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에는 신규 투자 1조9300억원을 포함해 2026년까지 5년간 총 14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프로젝트는 성장과정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0~9세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육아 조력자 돌봄수당 및 바우처’ 신설이 대표적이다. 조부모는 물론 이모·고모·삼촌 등 4촌 이내 친·인척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민간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에 월 30만원의 돌봄수당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돌봄수당 지원 대상은 36개월 이하 영아를 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내년 4인가구 기준 810만원)가구다. 36개월 이하 영아가 2명일 때는 월 45만원, 3명이면 월 60만원이 지급된다. 지원 기간은 최대 12개월이다. 민간 아이돌보미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서울시와 협력하는 민간 서비스 기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가 제공된다. 내년 1만6000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총 4만9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와 광주광역시가 현재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돌봄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육아 조력자 범위를 친·인척으로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도는 보건복지부 사회보장 협의를 거친 뒤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돌봄수당의 부정수급 우려와 관련해 오 시장은 “활동계획서와 서약서 등을 받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치는 등 부정수급을 사전에 최소화할 것”이라며 “부정수급이 발견되면 환불조치 등 강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엄마아빠 육아휴직 장려금’도 최대 120만원 지원한다. 양육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지 6개월 되면 60만원, 12개월을 넘기면 6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이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한계와 시범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다른 사회보장 사업보다 기준을 상향했으며, 앞으로 소득 기준을 점차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부모 등을 대신해 병원에 데려가주고 일시돌봄까지 해주는 ‘아픈 아이 일시돌봄·병원동행 서비스’도 내년에 5개 자치구에서 시범운영한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등원 준비를 돕고 등·하원 동행을 맡는 ‘등·하원 전담 아이돌보미’도 내년에 500명을 지정해 운영을 시작한다.

긴급보육도 강화한다. 야간·주말·휴일에 일하는 부모를 위해 거점형 야간보육 어린이집과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 등 긴급돌봄 제공 기관을 현재 745곳에서 5년 후 1226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