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마저…” 당혹스러운 검찰, 명분 없어 ‘입조심’

백인성·구교형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일 나란히 강도 높은 검찰개혁안을 발표하자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와 검찰 수사재량권 축소, 검찰직급 축소 등 그동안 강력 반대했던 방안이 대거 포함됐지만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뇌부도 공백 상태여서 뚜렷한 입장도 내놓지 못했다.

대검 대변인실은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양당 대선 후보께서 발표하신 검찰개혁 방안에 관해 검찰이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혁 대상이 대선 후보의 개혁안에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도 있지만 검찰총장이 사퇴한 탓에 의견을 주도할 사람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날 대부분의 검사들은 “개인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날 대검찰청에는 기획조정부 검사들만 출근했다.

한 부장급 검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미 검찰개혁은 검찰 손을 떠났다”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무엇을 요구하든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금품수수, 성추문에 이어 내부 혼란까지 검찰이 보여줄 수 있는 좋지 않은 면은 다 보여줬다”면서 “불만이야 당연히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한 검사는 “검찰 조직에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권의 개혁 요구에 저항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검찰 스스로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품고 검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검사장급 이상의 고위 간부 축소나 검찰총장·법무부 간부의 개방형 임용제, 전원 부장검사 승진 관행 철폐 등 ‘자리’가 줄어드는 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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