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

‘올림머리’ 헝클어지고 초췌한 얼굴…의전차량 대신 호송차 가운데 자리

구교형·유희곤 기자

구치소행 박근혜의 마지막 16분

31일 새벽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를 출발해 15㎞ 떨어진 경기 의왕시의 서울구치소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6분에 불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29분 대기하던 서울중앙지검을 떠나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법원에서 구속영장 발부가 결정된 지 1시간26분이 지나서다. 대기시간이 길었던 것은 구치소 입감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변호인과 면담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유영하 변호사(55)는 탄핵심판, 검찰 조사, 법원 심문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인사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에서 K7 검찰 차량에 올랐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 에쿠스리무진 대신 검찰의 호송차에 탔다. 탄핵된 대통령은 전직대통령예우법에 따른 권리가 없지만 경호는 한동안 유지된다. 하지만 구속영장 앞에서는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양옆에 여성 수사관 2명을 끼고 뒷좌석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단정했던 올림머리는 헝클어진 모습이었고 화장도 지운 얼굴이었다. 침통한 표정의 박 전 대통령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30~31일 법원과 검찰을 오가며 취재진과 모두 3차례 마주쳤지만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차량이 검찰청사 서문을 지나자 밤샘 대기하던 지지자 10여명이 “대통령님”이라고 소리쳤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 앞뒤로 경호 차량이 줄지어 달렸다. 차량은 서초역과 우면산터널을 지나 경기 과천·안양시를 거쳐 의왕시에 진입했다. 경호원이 탄 카니발 차량이 K7 앞뒤로 달렸고, 경찰 오토바이는 뒤따르는 취재진 차량들을 막아가며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구치소 정문을 통과한 시각은 오전 4시45분이다. 지지자들은 차량이 구치소 안쪽으로 들어간 뒤에도 계속 태극기를 흔들었다. 주변에는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모습도 보였다. 반면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찬성하는 일부 시민들은 차량을 향해 ‘고난’을 상징하는 연보라색 장미꽃을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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