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습기 살균제 ‘증거인멸’ 애경 전 대표에 실형

김원진 기자

‘가습기메이트’ 수사 결과 첫 판단

징역 2년6월…다른 임직원도 유죄

인체 유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수사 결과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애경산업은 제조에도 관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홍준서 판사는 가습기메이트 내부 자료 삭제·파기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등)로 구속 기소된 고 전 대표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고 전 대표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을 실행한 양모 전 애경 상무와 이모 애경 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모 부장에게는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2016년 1월부터 검찰 수사에 대비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선 애경산업 전·현직 임직원의 범죄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고 전 대표 등은 2016년 1~2월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 수사에 들어가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재판부는 고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자료가 담긴 컴퓨터·노트북 교체나 파기 등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고 전 대표 등이 2016년 10월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이후 본사 근처 건물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자료 삭제·파기에 관여한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고 전 대표 등은 죄책감 없이 일상적 회사 업무로 (증거) 은닉과 증거인멸 교사죄를 저질렀고, 사회에 큰 문제를 야기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실체 규명 가능성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2002~2011년 SK케미칼과 함께 제조한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했다. 가습기메이트에는 정부가 흡입 독성을 인정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담겨 있다. 160만여개가 팔렸다. 정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가습기메이트 사용자는 1475명이다.


Today`s HOT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해리슨 튤립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