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호” “오늘부터 파티 시작”…또 쪼개진 서초동

김혜리 기자

법원 앞 찬반 양측 시민 몰려 혼란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소음 전쟁’

조국 “사모펀드 관련 대부분 무죄”

‘조국’을 두고 서울 서초동이 또다시 둘로 쪼개졌다. 3일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선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선고공판이 열리기 전부터 소음 전쟁이 벌어졌다. 우파 유튜버들이 “조국의 서울구치소 입소를 환영합니다!”라고 소리치자 이에 질세라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길 반대편에서 “조국 수호” 구호를 외쳤다.

서로의 목소리를 몰아내려고 대형 스피커를 동원해 가요를 반복재생하면서 “소음 기준을 지켜달라”는 경찰의 요구를 무시했다.

선고가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법정 안팎에서 혼란이 지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 광장은 조 전 장관이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러 온 시민들로 붐볐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사복경찰 수십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한 조 전 장관 지지자는 털모자에 장갑까지 착용하고 떨면서도 “조 장관님이 1심에서 치욕을 씻는 모습을 보러 왔다”고 했다. 한 조 전 장관 반대자는 “오늘부터 파티 시작”이라며 노래를 불렀다. 조 전 장관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유튜버들도 대거 출동했다. 이들은 법원 밖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면서 “완전히 미X놈들” “정신나간 아줌마”라며 서로에게 삿대질을 했다.

재판부가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자 지지자와 반대파 간 말싸움은 더욱 험악해졌다. 한 반대자가 “정경심 1년 추가 축하한다”고 외치자 한 지지자는 “입 다물라”며 호통을 쳤다. “판사·검사 자녀도 똑같이 수사하라”는 구호를 계속 외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조 전 장관은 법정에서 재판부가 형량을 밝히기 직전 천장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실형이 선고되자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인 뒤 다시 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부가 퇴정하자 피고인석에 함께 있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토닥이며 위로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재판 직후 서관으로 나와 소감을 밝혔다. 그는 “1심 재판 선고를 통해 뇌물수수,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인멸 등 8~9개 정도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재판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당시 검찰·언론·보수야당은 제가 사모펀드를 통해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하지만 저는 사모펀드에 대해선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제 배우자도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거의 모두 무죄를 받았다”며 “이 점은 오늘 사건 재판 과정과는 관계가 없지만, 사건이 어떻게 출발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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