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정섭 탄핵 심판’에 감찰·수사기록 제출 거부…‘기록 확보’ 공방 계속

강연주 기자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 연합뉴스

검찰이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차장검사)의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에 이 검사 관련 수사 및 감찰 기록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이 검사 수사기록이 없으면 탄핵 사유 입증에 제약이 따른다며 헌재에 자료 제출을 다시 요청해 달라고 했다. 경찰이 제출한 이 검사 처남의 마약 사건 수사 기록은 증거로 채택됐다.

헌재는 25일 이 검사 탄핵심판 3차 변론준비기일을 열어 이 검사 측과 국회 측이 제출한 증거의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앞서 헌재는 검찰과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이 검사 비위 혐의 관련 수사 및 감찰 기록을 확보해달라는 국회 측의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받아들여 각 기관에 공문을 보냈다.

국회, 이정섭 처남 마약 수사기록 확보···“수사무마 정황 입증할 근거”

하지만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은 이 검사 수사·감찰 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 3월20일 헌재에 제출한 ‘기록인증등본 송부촉탁에 대한 회신’에서 “(이 검사에 대한) 수사 및 감찰 진행 중”이라며 “(자료 제공시) 사건 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 등을 침해할 수 있어 송부할 수 없다”고 했다.

국회 측은 이 검사의 ‘범죄기록 무단 조회 혐의’를 포함해 확보하고자 하는 증거의 범위를 더 세분화해 다시 요청하기로 했다. 이 검사는 가족 부탁을 받고 일반인의 전과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한 의혹과 모 기업 부회장으로부터 리조트에서 접대 특혜를 받은 의혹,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동료 검사들의 예약을 부정하게 도와준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국회 측은 수서서의 협조로 이 검사 처남 조씨의 마약 투약 혐의 불송치 기록을 확보해 증거로 제출했다. 이 자료는 조씨의 전 부인인 강미정씨가 지난해 2월 경찰에 조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신고했으나 경찰이 그로부터 4개월 뒤 불송치 결정을 내린 데 관한 것이다.

국회 측은 해당 자료가 ‘이 검사의 마약수사 무마 정황을 입증할 증거’라고 본다. 국회 측 김유정 변호사는 “조씨 불송치 기록을 보면 조씨 배우자(강미정씨)의 신고나 관련 진술조서가 있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담당 수사관이 세 차례 변경되는 정황 등이 발견된다”며 “이 사건 수사는 일반 마약사건 수사와 다르게 진행됐다”고 했다.

이 검사 측은 처남 조씨의 마약혐의 수사 기록이 탄핵심판과 무관한 제3자의 자료라고 반발하면서도 증거 채택은 동의했다. 이 검사 측은 이 자료가 역으로 이 검사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조씨의 불송치 기록에 이 검사가 거론되지 않은 만큼 마약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해소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국회는 이날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한 문서제출명령도 신청했다. 이 업체는 이 검사 처남댁 강씨가 과거 남편 조씨가 썼던 휴대전화의 포렌식을 맡긴 곳이다. 김 변호사는 “(조씨 휴대전화에) 이 검사 골프장 예약에 대한 내용 및 조씨의 대마 흡입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며 “업체를 통해 포렌식 내용을 받아본 뒤 정리해 제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추후 논의를 거쳐 국회 측 요청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헌재는 이날로 변론준비기일을 종료하고 추후 변론기일을 고지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당사자가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지정해야 하지만 다시 정한 기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당사자 없이 심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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